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수협법 개정으로 지난 12월 1일 수협은행이 독립법인으로 분리시키고 수협중앙회는 경제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데 대해 사업구조 재편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진짜 협동조합다운 협동조합으로 변모하기 위한 첫걸음을 이제 막 뗐을 뿐이라며 진정으로 어업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구조개편에 대한 소회는?
▶취임 직후부터 수협법 개정을 통한 사업구조개편은 수협 뿐만 아니라 어업인과 수산업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뛰었다. 세월호와 관련한 의견 대립으로 국회 상임위 활동이 중단되는 등 큰 난관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지난 5월 10일에 아주 어렵게 겨우 열린 상임위에서 법안 심의가 무산되었을 때의 허탈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농해수위 위원은 물론이고 정당 원내대표를 포함해서 만날 수 있는 여야 당직자들은 모두 만나서 수협법 개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서 결국 5월 12일 상임위와 19일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19대 국회에서 기적적으로 통과된 것은 행운으로 생각하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보람을 느꼈다. 12월 1일 마침내 사업구조개편이 마무리 되고 참 어렵고 힘든 일을 했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수협의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 경영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 12월 1일 단행된 수협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새로운 발전을 향한 길이 열리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수협은행이 분리 후 개선된 자본구조를 바탕으로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중국 위해법인 설립과 수출용 신상품 개발을 통해 수산식품 세계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강한 수협’을 앞세워 수익성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던 것은, 우리 수협이 어업인을 보호육성하고 수산업 발전을 이끌어가기 위해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언제까지 정부에 의존해서 보호하고 지원해달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어업인 협동자조조직으로서 정체성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지도경제부문은 경제사업, 공제사업을 큰 축으로 삼아 수익성을 제고하는 가운데 노량진시장부지 복합 개발 등으로 어업인 지원에 필요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갈 생각이다.

-공적자금 상환계획은?
▶부채가 늘어난 것 이상으로 수협은행의 자본구조 개선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고, 이를 통해 이전보다 강화된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다. 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한 것은 보다 전문적인 금융기관으로 전업화해서 시중은행과 대등한 경쟁 속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니 만큼, 이에 부합하게 조직을 이끌어갈 전문경영체제와 경영진으로 뒷받침해서 공적자금 상환을 앞당길 계획이다. 앞으로 5년 동안 4천억원을 상환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당분간 은행이 공적자금 상환에만 몰두해야 하는 만큼 중앙회도 자생력을 확보하고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서 목표 이상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어민 지원규모 확대 계획은?
▶공제사업과 자산운용부문을 적극 육성해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경제사업도 수출시장 개척과 도매유통부문에서 취급규모를 확대하고 노량진시장 잔여부지 활용을 통해 수익 창출 방안을 마련한다면 은행에서 나는 수익과는 별개로, 중앙회 창출 수익만으로도 어업인과 수산업 지원에 충분히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경영구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연간 4백억원대의 규모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오는 2021년까지 1천억원 규모로 키우려 하고, 이를 위해 중앙회가 조합의 상호금융 및 공제 등 수익 창출 기반을 강화해서 경영을 안정시키면, 조합이 향상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중앙회에 대한 출자를 더 늘려가며 공동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수협 전체적인 자본구조와 수익창출 구조가 선순환 되고 향상되어 간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사업 활성화 추진 계획은?
▶신사업 발굴과 추진을 위해서 수산경제연구원에 팀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경제사업 활성화를 중점적으로 검토해나가려고 하며 내년 초 기본적인 구상을 밝힐 생각이다. 경제사업 활성화의 핵심은 아무래도 유통인프라의 구축과 시스템 운영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이것은 수협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고민되는 부분이다. 노량진시장 현대화사업, FPC 건립 등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지금 수협의 현실을 보면, 산지 위판장 대부분이 크게 노후화되어 있고, 위생이나 식품안전 측면에서 우려를 빚고 있으며 이는 지자체나 정부가 운영하는 소비지 도매시장도 마찬가지로 안고 있는 문제다. 즉,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기초 인프라부터 취약한형편이라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사업의 핵심은 수산물 유통을 원활하게 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농안법이나 수산물 유통법을 정부가 제정해서 시행하는 것에서 나타나듯이 국가가 책임져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수산물 유통 부분에서 산지위판장을 포함해 수협이 핵심적인 주체로서 책임과 역할이 있는 것은 맞지만, 수협이 없다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할 국가의 역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1차 생산물 유통은 공공서비스의 일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프라를 갖추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투자비용, 고정비용은 크고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개정 수협법에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임원을 평가하도록 하는 등의 의무가 지워진 만큼 이에 부합하게 경영을 해나갈 것이고, 정부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원을 요구해서 수산물 유통 인프라 전반을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이와 함께 수협 자체적으로는 수출시장 개척을 목표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 노력을 병행해서 유통과 판매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수산산업계의 가장 큰 현안은?
▶기본적으로 수산산업과 종사자에 대한 배려와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가령 바다모래 채취 문제만 해도, 육지에는 모래가 없는 것도 아닌데 바다에서만 파헤치고 있다. 만약 육상에서 모래를 파헤치면 생태계 보호니, 환경보호니 하면서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바다모래는 2008년부터 시작해서 끊이질 않고 오히려 계속 연장하려고만 들고 있는 것을 보면 바다 생태계나 어업인 삶의 터전은 안중에도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해사 채취는 수산자원 산란장을 파괴하고 서식지를 사라지게 하는 심각한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 골재 수급이 문제가 된다면 해외에서 수입을 해서라도 바다 생태계 파괴는 막아야 한다. 또 풍력발전소 건설 등으로 어업인들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런 것들이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망가트리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들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부에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야만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으므로 한수총을 중심으로 수산산업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나갈 생각이다.

-외국과의 수산협력 계획은?
▶우리는 어선과 어획기술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어자원의 한계로 인한 문제를 안고 있다. 반면 러시아 사할린 지역이나 미얀마 등지는 풍부한 어자원을 가진 대신 이를 어획하고 활용할 인프라와 기술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외어장을 신규로 개척한다면 우리 수산산업에 있어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원관리 측면에서도 봤을 때, 우리 어선과 인력이 해외로 진출한다면 그만큼 국내 연근해에서의 어획강도를 줄여 자원 복원과 증식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신규 성장동력 창출과 함께 연근해 자원회복 측면을 고려해서 해외어장 진출과 각국과의 수산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려하며 곧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노량진수산시장 입주 거부 상인들에 대한 대응 방안은?
▶시장 현대화 사업이 지난 2005년부터 타당성 검토를 시작해서 2016년 이전하기까지 11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것은, 지금 반대하고 있는 상인들을 포함해서 전체 시장구성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 짓기 위해서였다. 어느 것 하나 상의하지 않은 것 없이 진행하여 왔는데 시장이 다 지어진 후 느닷없이 모든 것을 부정하기 시작했고, 갈등을 부추기는 외부 세력까지 개입하면서 시장 정상화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일부 상인들의 사리사욕 때문에 벌어진 명분 없는 일이라는 것은 충분히 입증되었고, 소매상인 가운데 380여명이 이전하면서 새 시장이 완연하게 정상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새로운 시장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문화공연, 마케팅 강화 등 노력을 기울이고, 명도소송 등 법적 절차도 차질 없이 마무리해서 조속히 정상화를 추진하려 한다.

-옛 노량진시장 부지 활용 계획은?
▶작년 수협에서 문체부에서 주관했던 복합리조트 사업 공모에도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아쉽게 탈락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많은 전문가와 언론들에서 노량진시장부지가 가진 탁월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었다. 앞으로 대도시 한복판에 있는 노량진수산시장의 이미지를 살려 서울 도심 안에서 바다를 느끼고 즐기게 하는 그런 장소로 만들어 해외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관광명소로 개발을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수산시장에도 관광객을 비롯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될 것이고 결국 시장에서 소비되는 수산물의 규모도 커지면서 상권이 신장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 상인 개개인들이 가져갈 몫도 커지게 되고 서로에게 유익이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또 어업인 지원에 쓰일 재원으로 활용해서 수협이 협동조합 정체성을 되찾고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자는 게 핵심 골자다. 회장 취임 후 2년이 지났는데, 남은 임기 중에 개발계획과 인허가 문제 등을 풀어내서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어업인들에게 전할 새해 메시지는?
▶지난해 고등어 미세먼지 논란, 콜레라 발생, 바다모래 채취 연장,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유례없이 힘든 일들이 많았고 정말 고생 많으셨다. 새해에는 좋은 일들이 많아지고, 근심은 덜어낼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한 수협 임직원들이 성심을 다해 열심히 뛰겠다. 지난해 힘든 기억은 모두 잊고 새해 새로운 태양과 함께 큰 꿈과 희망을 다시 찾는 2017년이 되시길 기원 드린다.

<대담=한상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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