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을 비롯한 남해안에 해파리가 대량 출현해 멸치 어가가 조업을 포기하는 등 곤란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이에 어민들은 '자연재해인' 해파리에 대한 정부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통영 멸치권현망수협(멸치수협) 등에 따르면 노무라입깃해파리 대량 출현으로 멸치 어가의 조업 자체가 어렵고 조업을 나가더라도 해파리와 멸치가 뒤섞여 잡히면서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가격이 하락했다. 실제 전국 마른 멸치 수요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통영 멸치수협을 통한 경남권 멸치 위판량은 크게 줄었다.

통영 멸치수협 위판량은 지난달 10일까지 650t 정도, 이달 10일까지는 700t 정도였다. 증가한 위판량이지만 이 수치는 해파리 피해가 큰 경남 지역 어가 멸치 출하량이 크게 줄고 피해가 없는 전라도 지역 멸치 출하량이 위판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경남권 위판량은 해파리 피해가 없던 지난달에 비해 30% 정도 하락했다는 것이 멸치수협의 견해다.

이처럼 해파리가 크게 세력을 떨치자 멸치 조업선은 출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멸치 어가는 어탐선 1척과 본선 2척, 가공운반선 2척을 기본으로 선단을 이룬다.

10일 오후 4시께 통영시 정량동 멸치수협 앞 부두에는 지난해와 달리 수십 척의 멸치잡이 어선이 출항을 포기한 채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에도 조업을 포기하지 못해 억지 출항을 강행하는 선단도 많다. 출항한 선단은 하루 7~8회 정도 던지던 그물을 많아야 3회 정도를 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해파리로 그물이 채워져 평소 작업 시간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나 멸치 신선도에 문제가 생기는가 하면 해파리와 섞여 멸치 육질이 훼손돼 상품성이 떨어져 가격마저 하락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영 멸치수렵 한 관계자는 "지난해 7000~8000원이던 4~5cm 멸치의 경우 올해는 절반 정도라고 할 수 있는 4000~500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치망 등 연안 중소 멸치 어선업도 해파리로 말미암은 똑같은 피해를 입고 있어 여름 조업을 포기한 어민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파리가 사라지는 것 외에 대책이 없는 어민들은 적조·태풍 등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보상이 있는 것처럼 해파리에 대한 정부 대책도 필요하다는 견해다.

멸치권현망수협 이중호 조합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배 수리비와 자재비 등 외상값을 갚지 못한다. 똑같은 자연재해인데 기르는 어업은 보상하지만 잡는 어업이라고 정부나 자치단체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해파리가 없던 지난달 첫 주 대비 이달 첫 주 통영 등 경남권 멸치 위판량은 30% 정도 떨어졌다. 4~5척 정도 선단으로 이뤄 출항하는 멸치 어선은 40~50명 정도가 승선해 월 1억 2000만 원정도의 인건비가 지출된다“며 ”해파리가 많아 멸치 선단이 출항을 못하고 있고 출항을 해도 투망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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