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양식장 어류가 폐사하는 등 어업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금까지 모두 11건에 3억4000여만원의 어류 폐사 피해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통영시 산양읍과 삼덕, 곤리, 풍화, 미남해역 가두리 양식장 11곳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양식장에서 우럭 치어 7만8450마리(3136만원 상당), 성어 3만627마리(5757만원 상당)가 폐사했다. 또 볼락 치어 35만3250마리(1억2717만원 상당), 성어 3만2715마리(1억2595만원 상당)가 집단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는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포항지역 17개 육상 양식장에서 바닷물 수온 상승으로 냉수성 어종인 강도리와 넙치 등 16만 8000여 마리(강도다리 15만9천마리, 넙치 9천마리)의 어류가 폐사해 피해액이 3억 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충남 서산의 가두리 양식장에서도 폭염으로 우럭 수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서산시에 따르면 창리 일대 가두리 양식장 10곳에서 우럭 9710㎏가량이 폐사했다. 이들 우럭은 폭염이 이어지면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는 지난달 31일 이후 15일까지 지난 5일을 제외하고 연일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바닷물 수온이 평균 29.7도, 최고 30.1도에 달했다. 피해를 본 10가구 중 8가구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2가구는 미가입 상태이며 피해액은 8700만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서산시는 지난 10일부터 폐사 징후가 나타남에 따라 지난주 현장 점검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폐사체를 인근 가두리에 수거해 보관하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바닷물은 한번 수온이 올라가면 쉽게 식지 않는다”며 “고수온이 계속되면 폐사 피해가 점점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인천 옹진군 영흥도 한 민간 종묘 사업장에서도 넙치 치어 4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치어 한마리당 단가가 350원 정도여서 14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순식간에 발생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계속된 폭염에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치어가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철 치어 양식의 적정 수온은 25~26도 이나 수심의 얕은 연안의 경우 평년 보다 온도 상승폭이 컸다. 그나마 같은 지역에서 넙치와 우럭 등 치어를 양식하는 인천수산자원연구소는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치어를 모두 방류해 피해를 막았다.

이와함께 지난 12일부터 완도군 금일읍 전역과 생일면 일부 해상 전복양식장에서 전복 수십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신고를 받고 있는 완도군은 피해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완도군과 남해수산연구소는 전복 집단 폐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15일 폐사한 전복과 바닷물 등 시료를 채취해 분석 중이다.

남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폭염에 의한 고수온 현상, 적조, 전복의 늦은 산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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