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생산되는 미더덕은 육지의 더덕과 모양이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육지 더덕의 어원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다만 1431년 간행된 ‘향약채취월령(鄕藥採取月令)이나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가덕(加德)‘이라 했다. 가(加)는 더할 가이나 이를 ’더‘ 로 읽고 덕(德)은 그냥 ’덕‘으로 읽는 이두(吏讀)식 표기로 발음하여 ’더덕‘이 됐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따라서 바다 미더덕의 미가 옛날 어원인 물(水)을 의미하므로 ’미더덕(warty sea squirt 또는 stalked sea squirt)‘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한자로는 음충(淫蟲)이라 했고 속어로 오만동(五萬童)이라 했으나 기술내용으로 보아 미더덕아과의 ’오만둥이(오만득이, 오만디, 만득이)‘가 아니고 미더덕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음충은 음란한 동물을 지칭하는 말로 비하를 목적으로 쓰이고 남자의 상징물이 작다고 할 때도 쓴다. 육지의 더덕에 노삼(奴蔘), 사삼(沙蔘), 백삼(白蔘)이라는 별칭이 있다. 그러나 그 효능 면에서 미더덕이 더덕보다 뛰어남에도 삼(蔘)을 붙이지 않는 것은 바다에는 별도의 해삼(海蔘)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미더덕은 우리나라 전 연안의 조간대와 아조간대의 모래, 진흙에도 서식하고 있으나 주로 바위에 거꾸로 붙어 생활하고 있다. 암수가 한 몸인 자웅동체이고 입수공과 출수공이 있은 뿐 별도의 배설기관은 없다. 그 종류로는 두줄미더덕, 세줄미더덕, 상칭미더덕, 긴자루미더덕, 주름미더덕 등이 있으나 그 중 주름미더덕은 외래종으로 대서양으로부터 배의 평형수(ballast water)에 석여서 들어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외래종의 유입과  관련하여 IMO(국제해사기구)는 2004년 2월 74개국 정부대표가 참석하여 ’배의 평형수 관리 국제협약‘을 채택하고 국제항행에 종사하는 모든 배는 2017년부터 평형수 처리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그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

한국자연보존협회의 ’부착성 해양동물의 침입실태‘(강릉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선박의 출입이 잦은 동.남해 항구를 중심으로 외래 해양생물이 번창하다고 하며 진주담치, 주걱따개비. 닻따개비, 흰따개비, 유령(幽靈)멍게, 및 주름미더덕 등은 ’80년대 들어 국내 유입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미더덕은 자연채묘나 인공채묘에 의한 수하식으로 별도의 양식을 하거나 식용이 보편화되기 이전에는 굴 수하식 양식장에 붙어 성장을 저해하고 선저(船底)에 부착하여 철판을 부식시키는 피해를 주는 해적생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더덕의 4촌 격인 오만둥이와 더불어 각종 요리가 개발되어 식용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도 약 3000톤에 이른다. 그 중 약 70%는 창원시의 진동만(구 마산시 합포)에서 생산되고 2005년부터 진동미더덕축제가 열리고 있다. 상품(上品)의 미더덕은 황갈색을 띠나 붉은색이 진할수록 신선하고 품질이 우수하다. 미더덕은 주로 회(膾)무침이나 된장찌개와 미더덕콩나물찜 등으로 먹고, 미더덕 젓갈은 별미중의 별미라고 한다. 그러나 미더덕과 오만둥이는 우리나라 이외에서는 먹지 않고 일본, 미국에서도 교포들만 먹는다.

미더덕은 향이 독특하고 씹히는 소리와 느낌이 좋을 뿐더러 몸속에 바닷물이 가득 차 있어 온전한 바다의 향을 물씬 머금고 있다. 미더덕 몸의 표면은 가끔 해면, 해면, 히드라 같은 모습이고 유성생식을 하며, 찬물에서 성장이 빠르나 20도c 이상으로 수온이 올라가면 성장을 멈추거나 폐사한다고 한다. 미더덕에는 카로티노이드계 항산화물질이 들어있어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DNA손상을 막아주어 노화방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타우린 등 기능성 물질과 아스파라긴이 들어 있어 간 기능 보호에 큰 효과도 있다. 특히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는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예방효과는 물론 학습기능향상을 포함하여 콜레스테롤 함량저하 기능도 우수하다고 한다. 경남대 식품생명학과 연구팀은 미더덕에 함유된 단백질이 혈압상승을 유발하는 ’앤지오텐신‘ 전환효소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고, 동물실험에서 입증이 됐을 뿐더러, 제주대의 임상실험에서도 고혈압에 탁월한 효과가 검증됐다고 밝혔다.

유럽 식품연구화학회지 및 공정생화학지 등의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보고를 인용하여 오메가-3계의 고도불포화 지방산, 필수아미노산 등의 기능성 물질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어 항산화, 항암 등의 기능이 밝혀졌다고 한다. 미더덕과 함께 언급되는 유령멍게(Ciona intestinalis Linnaeus)는 멍게류인 미더덕과 오만둥이와는 달리 겉껍질이 무색투명하고 연한 한천과 같아서 내부가 잘 보이나 식용은 할 수 없고 그간 오염지표동물로 바다 오염연구에 이용됐으나 최근에 와서는 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갑상선 호르몬과 유사한 바나디움(vanadium)을 많이 생산하는 종으로 밝혀져 크게 이용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학술적으로는 보호해야할 종이라고 한다. 더불어 옥수수나 숯 등의 기존 바이오매스(Biomass)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미국 재생에너지 전문매체(리뉴어블 에너지월드)가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어식백세시대의 2006년 새해 1월 건강수산물로 도루목, 오만둥이와 함께 미더덕을 선정하였다. 선진국에 진입한 대부분 국가들의 고민은 비만으로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섬유질이 많은 미더덕은 열량이 아주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해산물 중의 으뜸으로 비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수산인들에게 魚逢水 鳥逢林(어봉수 조봉림, 고기가 물을 만나고 새가 수풀에 들어간다)하여 어려운 가운데서도 활로가 트이는 해로 기록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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