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중 양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하면서 한·중 FTA는 국회 비준동의 등 실질적인 발효 절차 단계만 남겨 놓고 있다. 수산업에 있어 중국은 세계 제1위 생산국이자 동시에 세계 제1위 수출국으로, 수산분야 종사자의 대부분이  한·중 FTA 체결로 인한 수산업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체결된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FTA의 피해 지원 및 활용을 위해 10년간(2016~2025년) 총 3,188억 원을 지원하는 FTA 보완대책을 마련, 발표하였다.

이미 정부는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피해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FTA 국내보완대책(FTA 국내대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FTA 국내대책은 한·미 FTA 추가 협상, 국회 합의사항 등이 반영되면서, 2008년부터 10년간 총 1조 3백억 원 가량이 지원된다. FTA 국내대책은 매년 성과 평가 등을 통해 조정·보완된다.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본고에서는 2014년 수산부문 FTA 국내대책을 중심으로 성과와 과제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2014년 수산부문 FTA 국내대책은 ‘FTA 환경 하에서 경쟁력을 갖춘 산업기반 구축’이라는 비전 하에 ‘직접피해보전’, ‘산업경쟁력 강화’, ‘어가경영 안정화’,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구축’의 4가지 분야, 총 19개의 사업이 시행되었다.

사업의 성격을 보면 어업 분야별로는 해면양식 관련 사업수가 14개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일반해면 11개, 내수면 7개, 원양 4개 순으로 일반해면과 해면양식에 해당하는 사업이 많았다(중복 포함). 지원 성격 기준으로는 보조사업 16개, 융자사업 3개로, 보조사업이 중심을 이루었다.

2014년 FTA 국내대책 사업 총 예산은 1,799억원으로 전년 보다 16% 가량 증가하였다. 부문별 예산 규모를 보면 직접피해보전 78억원, 산업경쟁력 강화 500억원, 어가경영 안정화 255억원,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구축 966억원으로,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구축 예산이 전체 예산의 50% 이상을 차지하였다.

2014년 FTA 국내대책 사업 집행 예산은 1,644억원으로 약 91%의 집행률을 보였다. 분야별로 보면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구축’ 분야의 집행률이 99.9%로 매우 높았고, ‘산업경쟁력 강화’ 분야가 약 94% 가량의 높은 집행률을 보였다.

2014년 FTA 국내대책 사업은 당초 계획 대비 전체적으로 높은 달성률을 보였다. ‘산업경쟁력 강화’ 분야에서는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 5개소, 수산물 연구가공 거점단지 1개소가 모두 계획한 대로 조성되었고, 활어수출용컨테이너도 목표인 5대가 모두 건조되었다.

‘어가경영 안정화’ 분야는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가 지원 목표(어가) 대비 54.9%를 지원하여 다소 저조하였으나 전년(39.8%)에 비해서는 개선되었다. 양식수산물 재해보험(가입율)과 어업경영체등록(등록률)은 목표를 초과 달성하였다.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구축’ 분야는 대부분 100%를 웃도는 높은 달성률을 보였다. 환경친화적 부표 지급보전제는 104만 개 보급 계획에 117만 개를, 생분해성어구 시범사업은 370척 보급 계획에 375척을 보급하였다. 환경친화형 배합사료 지원도 사용률 20%가 목표였으나 21.6%를 달성하였으며, 해양폐기물 정화도 인양쓰레기 수매 및 선상집하장 설치 실적이 100%를 크게 초과하였다. 자율관리어업 참여율은 55%로 계획하였는데 55.7%를 달성하였고, 수산자원조성지원사업도 바다숲, 바다목장 건설에 따른 효과가 목표 대비 초과하여 실현되었다.

한편 2014년 수산부문 FTA 국내대책 사업 성과평가 결과 유통·가공 인프라 구축, 어가소득 안정, 어장환경 개선 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산업경쟁력 강화’의 경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 대부분이 인프라 구축 및 연구개발 사업으로, 인프라 조성 공정 달성률이 93.8%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세부사업인 활어수출용컨테이너 제작의 경우 수출 실적이 뚜렷한 성과를 보여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원양어업 관리회사의 경우 2012년 처음 시행된 후 2014년까지 사업 신청자가 없어 사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FPC), 수산물 연구가공거점단지(군산)의 경우 향후 기능 효율화를 위해 운영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가경영 안정화’는 2014년 어가소득이 기준 어가소득 대비 약 7%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경영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세부 사업별로는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활성화를 통해 양식어업 경영 안정화에 기여하였으며,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확대를 통해 취약 어촌지역의 지원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의 경우 전년에 비해 지원 실적이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증빙자료 미비 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원 대상 어가 모두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구축’은 2014년 연근해 어획량이 기준 어획량을 상회한 것으로 분석되어 연근해 수산자원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사업별로는 환경친화적 부표 지원, 생분해성 어구 지원을 통해 해양 침적 폐기물을 저감하여 어장환경 파괴를 방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환경친화형 배합사료 지원을 통해 생사료 사용으로 인한 자원 남획과 어장 환경오염 예방에 기여하고, 바다목장, 바다숲 조성 등 수산자원 조성지원 사업을 통해 수산자원 회복 및 어패류 서식공간 조성 등 수산자원의 유지 또는 증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모든 어업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으로, 친환경 수산업 조기정착을 위한 어업인 자율참여 확대 등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FTA 국내대책 중 어업인 대상 7개 사업(양식시설현대화,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환경친화적 부표 지급보전제, 생분해성어구 시범사업, 환경친화형 배합사료 지원, 자율관리어업 육성)에 대한 수혜자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71.6점으로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사업별로는 자율관리어업 육성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양식시설 현대화, 환경친화적부표 지급보전제 등의 순이었다. 항목별로는 사업의 ‘효과성’과 ‘적정성’에 대한 만족도가 73점 이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여 FTA 국내대책이 본연의 취지에 맞게 잘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반적 만족도와 사업 시행과 관련된 ‘대응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여 시행 과정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상 2014년 수산부문 FTA 국내대책을 중심으로 예산 집행률, 계획 대비 추진 실적,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성과를 살핀 결과 FTA 국내대책이 수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FTA 국내대책에 대해 직접적 사업 수혜자인 어업인의 만족도도 보통 이상의 수준을 보이고 있어, FTA 국내대책이 어업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단, 일부 사업 특히 융자 사업의 경우 사업 추진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업 활성화를 위한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수산업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 처해있다. 한·중 FTA는 국내 수산부문의 민감성을 고려해 체결되었다고 해도, 중국 수산업의 경쟁력, 잠재력을 고려할 때 국내 수산업에 대한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측면을 감안하여 한·중 등 신규 FTA에 대한 국내대책이 발표되었는데, 모쪼록 FTA 국내대책이 우리 수산업의 전반적 체질 강화 및 지속가능한 수산업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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