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始皇帝 기원전 259-210)는 13세에 등극하여 39세에 천하를 통일했으나 49세에 수은 중독으로 지방시찰중 수레(車)에서 죽었다. 그는 전설의 산인 봉래산(蓬萊山)에 불로초(不老草)가 있다고 믿고, 서시(徐市)라는 신하에게 어린 소년, 소녀 3000명을 태워 동해에 신선이 산다는 섬에 불로불사약초를 구해오라는 명을 내렸으나 이를 찾을 길 없는 서시는 일본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보통 하루에 30kg이 넘는 서류를 결재하지 않고는 잠을 자지 않았다는 정력적인 그는 삶에 대한 애착이 병에 가까웠다고 하며, 평소 자양강장제로 알려진 전복(鮑魚,baoyu)과 해삼(刺參,cishen)을 즐겨먹었다고 한다.

최근 네이처 그룹(Nature Group)산하 수명노화연구소는 남태평양의 이스터 섬의 토양 속 미생물에서 추출한 신비의 불로장생 물질인 ‘라파마이신(rapamycine)’을 동물 실험하였으나 면역체계 저하 등의 문제점만 해결 과제로 남겼고, 스위스 그라츠대학은 ‘스페르미딘’이라는 수명연장 물질을 실험한 결과 이 역시 약간의 수명연장 가능성만을 확인했을 뿐 인간의 불로장생은 허황된 꿈이다. 옛날 중국 청 황제들의 장수를 위한 만한전석(滿漢全席 man han quan xi)이란 요리는 180가지 코스로 이루어져 3일에 걸쳐 먹으며, 원조(元祖)는 값이 원화로 두당 기천 만 원 정도라고 하니 인간의 먹는 욕구는 본능이라 하지만 식탐이 도를 넘었다. 여기에 곰 발바닥, 제비집, 상어지느러미는 평범한 요리에 속하고, 모기 눈알 요리나 오리알을 썩힌 피단(皮蛋)과 계란을 오줌에 삶은 보양식인 동자단(童子蛋)이라는 엽기적인 요리도 수명연장을 위하여 마다하지 않고 먹었다고 한다. 그러고 3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원숭이 골(腦)요리는 인간의 잔인한 ‘새디즘(sadism)’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의 4대 요리라는 캐비아(caviar)로 인하여 철갑상어가 멸종위기에 처해있고, 송로(松露)버섯도 희귀종이 되어 kg당 기백 만 원에 이르고 있으며, 푸아그라(foie gras, 기름진 간)라는 거위 간(肝)요리는 거위를 협소한 철창에 가두어 먹이를 강제로 먹이고, 생으로 털을 뽑는 등 간이 최대로 부풀려질 때까지 학대 하고, 샥스핀(shark's fin)을 즐기기 위하여 무차별적으로 상어를 포획함으로써 이 종 역시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다. 고등동물이라는 인간의 장수 욕망이 가히 식위천(食爲天, 먹는 것이 곧 하늘이다)이다.

지구면적의 71%인 바다에는 약 2만종이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광선이 미치지 못하는 150m 이하의 심해에는 알려진 것의 10-30배의 물고기가 서식할 것이라고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대학 해양학자들이 주장하고 있고, 해저 바다화산 폭발로 형성된 ‘열수공’으로 중심 온도가 400도C 되는 인근 해역에는 다른 심해에 비해 1만 배나 더 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바, 이곳에는 화학합성 박테리아가 대량생산되는 ‘바다의 오아시스’라고 부른다고 한다. 바다에 사는 해양생물 중 물고기의 수명은 평균 170년을 산다는 거북을 제외하고는 뱀장어와 잉어가 최대 60년, 돔류가 50년, 광어가 25년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나, 영국에선 금붕어가 45년 살았고, 캐나다에선 150년 된 철갑상어가 포획된 일이 있으며 100년 된 볼락이 600m 수심에서 잡힌 기록도 있다고 한다. 반면 호주해역에 서식하는 망둥어는 수명이 겨우 59일로 이는 천적 때문에 수명이 짧게 진화된 것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순조 9년에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가 부녀자를 위해 엮은 일종의 여성생활백과인 규합총서(閨閤叢書)의 주사의편(酒食議篇)에 승기악(락)탕(勝妓樂湯)이란 요리가 등장한다. 이는 성종 때 변방 오랑캐들이 함경도 주민들을 못살게 굴자 허종(許琮)이란 장군이 군사를 거느리고 의주에 도착하자 백성들이 환영하여 도미찜을 만들어 바쳤는데 그 맛이 좋아 이름을 물었으나 처음 만들어 본 음식으로 이름이 없다고 하자 허종이 이를 승기악탕이라 하여, 기생과 풍류를 즐기는 것보다 더 좋다는 뜻으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참돔을 가장 귀한 물고기로 생각하고, 특히 한국에서는 제사나 차례 그리고 결혼이나 기념일 등 잔치에 참돔 요리를 올리고 고급 횟감으로 수요가 많아지자 최근 틸라피아나 홍민어 심지어 송어까지 참돔회로 둔갑하고 있어 안타깝다. 일본에서도 복을 가져오고 장수하는 물고기라하고 찜과 횟감으로 으뜸이라 たいのたい(돔은 돔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도미를 잡식성으로 ‘탐욕스러운 식충어’ 또는 유대 천민들이 먹는 저급어라고 천대시해 왔다고 하며, 미국에서는 낚시하는데 손맛을 보는 물고기 정도로 치부하고 있어 동양권과는 정반대의 평가다. 그러나 어두일미(魚頭一味)는 참돔의 머리를 두고 유래한 말이라고 하고...,鮮魚水菜 良心賣買(생선과 미나리는 양심으로 사고판다)라고 했다. 시황제가 승기악탕을 먹어보았다면 참돔이 남아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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