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이 해마다 줄어 5년 새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가을 어기 어획량은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해 가을 어기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어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가을 어기 조업이 시작된 지난 9월 1일 이후 약 2개월간 연평도 꽃게 어획량은 53만7천800k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만9천kg에 비해 6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어획고도 22억2천500만원에 불과해 지난해 30억2천만원에 크게 못미쳤다.

지난해에는 9월에 많이 잡히던 꽃게가 10월 들어 급감한 데 비해 올해에는 9월과 10월 모두 저조한 조업 실적을 보였다. 올해 9월에는 25만9천kg, 10월에는 23일 현재까지 27만8천kg의 연평꽃게가 잡혔다. 이 때문에 올해 가을 어기 어획량은 역대 최악의 수준이었던 지난해 88만2천500kg과 비슷하거나 그에 못 미칠 전망이다.

인천 앞바다에서 잡히는 꽃게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꽃게 대표 산지로 유명한 연평어장의 어획량은 2009년이후 4년째 감소 추세다. 2008년 228만kg에서 2009년 295만kg으로 증가한 이후 2010년 242만kg, 2011년 225만kg, 지난해 189만kg으로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조업을 한 달가량 남겨둔 10월 말 현재까지 올해 전체 어획량도 봄 어기 어획량 26만kg을 포함 79만kg에 그치고 있다. 11월은 바다 수온이 따뜻한 9∼10월보다 꽃게가 덜 잡히는 걸 감안하면 올해 어획량은 150만kg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꽃게 어획량이 2009년 이후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올해 내내 꽃게 어획량이 저조하다 보니 연평도 어업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하루 평균 25척의 연평도 어선이 조업하고 있지만 만선으로 돌아오는 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2011년 가을 어기와 이듬해 봄 어기 때 지나치게 많은 꽃게를 잡은 영향이 지난해 가을 어기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해수산연구소 임양재 박사는 “일정시기에 어미 꽃게를 한꺼번에 많이 잡게 되면 산란되는 새끼 꽃게의 양이 함께 줄어 다음 어기 때 어획량은 확연하게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 가을 어기 어획량은 243만7천kg으로 2010년 가을 어기 어획량 188만7천kg을 크게 웃돌았다. 이듬해인 2012년 봄 어기 때도 100만8천kg의 꽃게가 잡혀 21만kg에 그친 2011년 봄 어기의 어획량과 비교하면 477%나 많이 잡혔다.

인천 앞바다의 꽃게 어장은 연평어장·서해 특정해역·연안 어장 등 3곳이다. 연평어장에서는 금어기(7~8월)와 휴어기(12월~이듬해 3월)를 제외한 4~6월, 9~11월에만 꽃게 조업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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