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의 취임 후 첫 방문지가 노량진수산시장이었다. 아마도 큰 규모의 수산물도매시장이고 그 시장에 오가는 사람들과 사고파는 사람들이 시끌벅적한 삶의 애환 속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듣고 싶은 의미였는지 모르겠다.

도심 속 가까운 거리에 있는 노량진수산시장은 바다가 보이지는 않지만 시장바닥의 느낌은 별반 다르지 않다. 1927년 경성수산으로 시작했으니 햇수로 86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수산시장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다. 모든 수산시장의 기능이 비슷하겠지만 이곳도 활어, 선어, 건어물, 냉동물, 패류로 구분해 새벽 1시부터 경매가 시작되면서 3시경에는 절정을 이루는데 그 중에 활어경매가 인원과 규모면에서 국내에서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어느 문학인도 노량진수산시장에 여름철 민어가 최고라고 하면서 초복 전에는 큰 민어가 드물지만 중복이 지나면 5㎏ 넘는 것들이 매일 쏟아지면서 한때 1,000여 마리까지 경매를 붙일 때에는 경매장이 장관을 이뤘다고 회고하고 있다. 그러나 새벽에 열리는 경매시장에는 갈수 없지만 컬컬하고 굵은 목소리의 경매사와 손놀림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도매인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가끔은 생선회가 세상에 최고 음식이라고 치켜세우는 친구들과 어울려 수조에 진열된 물고기를 한 마리 두 마리씩 들여다보면서 시장바닥을 훑어보는 것 또한 다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다만 친구들이 주꾸미를 두고 ‘낙지새끼냐. 문어새끼냐’하는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렇게 진열된 많은 물고기를 보면서 꼼치, 뚝지, 삼세기 같은 못난이 삼형제도 있고 돔 종류도 참돔, 돌돔, 감성돔, 붉돔도 있으며 복어종류도 참복, 졸복, 까치복, 자주복도 있는 참으로 알쏭달쏭하고 헛갈리는 물고기 종류도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수산동식물을 배웠다는 수산인으로 자처하면서 수많은 물고기를 척척 알 수 있는 정도로 익숙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보고 다루는 것이 물고기를 더 많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노량진수산시장도 시설이 낡고 열악해 작년부터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3년 후인 2015년에 지하2층에 지상8층 규모로 새롭게 탄생된다고 했다. 그러면 거래물량도 늘어나고 자연히 수급조절 가능도 좋아져서 어업인도 소비자도 물가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0월이 되면 다채로운 행사에 ‘도심 속에 바다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으니 볼만한 장터가 될 것 같다.

며칠 전 바다의 날을 맞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바다를 통해 국민의 꿈과 행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라고 밝혔으니 많은 치적을 남길 것이라고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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