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환경성은 지난 2월 1일에 뱀장어(Japanese eel)를 ‘멸종위기 ⅠB류)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남획과 하천환경 악화 등으로 인해 자원량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멸종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이다. 그러나 동 조치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생산과 유통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은 미지수다. 따라서 일본 내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보호정책 마련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등의 국가로부터 수입도 늘려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세계 생산량의 70%를 소비하고 있는 뱀장어 최대 소비국이다. 현재 일본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뱀장어는 양식이 대부분이고, 이 또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양식뱀장어는 현재 실뱀장어를 어획해 축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치어의 어획부진으로 인해 양식 뱀장어의 안정적인 공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2012년 말까지만해도 Kg당 90만 엔이었던 치어가 올해에 들어서면서 kg당 최고 200만 엔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에 있어서는 10대 수출 전략 품목으로 지정된 뱀장어의 수출확대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요인으로서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현재 뱀장어 교역은 전반적으로 보면 적자구조이다. 최근 10년간 뱀장어 수출금액을 보면, 2010년까지 계속 100만 달러 밑돌다가 2011년부터 상승세를 보여 2012년에는 5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에 수입금액은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동 기간 수출입 금액을 비교해 보면 수입액은 수출액의 최대 54배, 최소 14배 정도의 규모로서 적자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그러나 수출입 단가를 비교해 보면, 수출단가의 등락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지만 2008년부터 계속 급등하고 있어 흑자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내 생산의 불안정성이다. 우리 정부는 뱀장어를 10대 수출 전략 품목으로 지정하여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고 인공 종자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현재 연중 생산기술을 확보한 상태이다. 하지만 수출 전략 품목으로 지정된 만큼 국내의 생산량이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2007년 1만 톤을 기록한 후 2012년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연중 생산 기술은 확보했지만 대량 생산량에 이르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수출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뱀장어 치어와 성어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일본의 대대적인 수입확대는 뱀장어의 치어ㆍ 성어의 국제 교역단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타 장어류의 가격도 상승하여 결국 국내 생산비용 증가, 소비가격 상승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개발된 인공 종자개발 기술 등 선진 양식기술을 적극 도입해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는 산업화 기간을 단축시켜 안정적인 국내 생산기반을 형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시장을 겨냥하는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동시에 한ㆍ중ㆍ일 FTA 협상에서도 이러한 점들이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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