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 찾는 초밥은 어느 나라가 원류일까에 대한 물음에 대개는 일본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근래 문화인류학자들 사이에 그 원조는 기원 전 4세기 동남아시아 지방이라는 것에 일본 학자들도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히말라야 산맥으로부터 타이, 라오스 원주민과 보르네오 화전민들이 소금을 넣어 잘 섞은 밥을 역시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 생선 뱃속에 채운 후 나무 상자에 넣고 무거운 물건으로 누르거나 큰 통대나무속에 넣어 땅속에 파묻어 수주일 혹은 수개월동안 재워두어 자연적으로 유산 발효시킨 다음 먹었다는 음식이 조사되어 이것이 일본의 오래된 초밥 중의 하나인 ‘나래즈시’의 원조가 되었다고 하며, 산에 불을 놓아 경작지를 만드는 화전이나 벼농사를 짓는 모내기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즉 동남아시아 산속에 살던 원주민들이 민물 생선을 저장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쌀과 옥수수 같은 전분이 많은 곡물로 밥을 지어 함께 두었더니 자연 발효된 것이 초밥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 조리법이 중국으로 전해져서 좁쌀, 피, 쌀과 같은 곡물을 끓여 여기에 소금에 절인 잉어 생선살을 곁들임에 따라 초밥이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어 사전에 초밥은 스시(すし, 壽司)라고 하고, 그 뜻은 어패류를 염장하여 자연 발효시킨 것 또는 식초를 섞은 밥이 주된 재료가 되어 비빔 초밥이나 쥔 초밥 등의 총칭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초밥은 전자에서 후자로 발전했고, 지금은(鮨, 鮓, 壽司, 壽し、すし、Sushi) 세계적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국제 공용어가 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초밥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어로 ‘스시’라고 읽는 지(鮨)와 자(鮓)라는 한자는 2000년 전부터 있어 온 글자로 두 글자 모두 생선살을 조리한 식품을 의미하며, 맛있다는 젓갈과 얇게 저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일본 오사카 부근의 킨코우(近紅)의 ‘붕어 초밥’은 동남아시아 초밥 본래의 모습 그대로 만들어 지고 있다 한다. 그러나 킨코우 붕어 초밥은 매우 심한 구린내가 강하기 때문에 초밥 마니아가 아니고서는 먹기가 어렵다고 한다. 

4세기 경 중국에 전해진 이후 초밥은 크게 발전하여 11세기 송(宋)나라 때는 생선뿐 아니라 육류, 야채, 곤충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재료가 초밥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일본과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지금의 동해안 가자미식해 등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송나라는 몽골족의 원나라에 정복된 뒤 초밥은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지(鮨)와 자(鮓)라는 글자가 일본에서는 살아있어도 한문 종주국인 중국에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불가사의한 일이 생겼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옥편에는 나와 있어도 그 글자와 뜻은 사용되는 곳이 없다. 따라서 일본의 고고학자들은 초밥이 일본 고유의 음식으로 일본의 석기시대인 조몬(繩文)시대에 일본 조상들이 먹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 초밥과 관련된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전복 초밥, 홍합 초밥, 메기, 미꾸라지 등 잡어 초밥도 등장하는데 중국과는 달리 패류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붕어와 잉어 보다는 은어를 즐겨 사용했고, 나라(奈良)시대 출토된 목간(木幹)에도 다양한 초밥의 재료와 초밥에도 세금이 부과된 것으로 보이는 목록이 보이나 상세한 기록은 없다. 일본에 있어 지금과 같은 초밥은 약 200년 전 동경만 부근의 바닷가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나, 천년 전통을 자랑하는 오오미 지방의 ‘붕어스시’도 있다. 따라서 일본의 스시는 생선을 절이는데 일 년이 걸리는 ‘나레즈시’로 부터 식초사용법의 발달로 하룻밤 스시에 이르기까지 발전하였다. 대만의 산간 지방에도 ‘도스도’라는 스시가 있는데 이것은 은어 같은 담수어, 돼지, 맷돼지, 사슴 등 육류와 밤 또는 쌀을 섞어 절였던 것 같고, 그 맛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강한 냄새가 나는 스시라고 한다. 스시는 생선재료와 초밥의 민감한 균형이 중요한 음식이다. 스시 본래의 맛이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도 만드는 사람이 쥐는 방법, 만드는 방법이 서투르면 결코 맛있는 초밥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혹독한 훈련 과정을 통해서 스시 명인이 탄생되고 있다.

그렇다면 김밥의 종주국은 한국인가 혹은 일본인가에 대한 논쟁 또한 뜨겁다고 하겠다. 혹자는 한국의 김밥은 일본의 ‘노리마키’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으로 노리마키란 ‘김말이’란 뜻이다. 일본의 노리마키는 소금에 절인 오이나 참치, 연어알이나 계란을 넣는데 꼭 간장을 찍어먹는 것이 우리나라 김밥과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밥의 기원을 충무공 이순신 장군으로 들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밥을 김에 싸서 휴대하면서 먹었다는 것으로 여기에서 김밥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의 수군이 활동한 무대가 남해안이었고 여기가 김의 주산지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주먹밥에서 충무김밥(또는 뚱보 할매가 뱃머리에서 갑오징어를 양념으로 절여 팜)이 생겨났고, 여기에 각종 양념(김치, 단무지, 우엉조림, 계란말이, 멸치볶음, 고기볶음, 어묵조림, 시금치, 햄 등 )을 넣어 만들어 간장이 필요 없는 우리 고유의 김밥이 탄생했고, 세계 어느 나라도 이런 다양한 재료를 넣어 파는 음식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김밥을 먹을 때 자기나라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다양한 맛에 놀란다고 하니, 한·일 양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김(海苔)을 먹는 두 민족으로써 자기 고유의 방식대로 발전시켜온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유통가공식품협회와 한국어업포럼이 생선과 김의 소비촉진을 위해 ‘백만인 초밥(김밥)먹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많은 국민의 참여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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