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21세기에도 해결하지 못하는 미스테리가 존재하는 것 중 ‘버뮤다 삼각지대(The Triangle)’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와 최근 미국의 51개주로 편입을 희망하는 푸에르토리코 그리고 버뮤다를 직선으로 있는 삼각지대를 말한다. 1609년부터 현재까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사라진 배만 해도 17척이나 되고, 비행기도 15대나 된다고 하나 기록에 누락된 것을 포함한다면 이 숫자보다 많을 것이다. 특히 해난사고로 실종된 배는 전함, 유조선, 화물선, 대형 요트 그리고 핵 잠수함까지 망라되어 있고 이 중에는 2003년 부자(父子)가 물고기를 잡던 어선도 포함되어 있다. 비행기는 여객기, 수송기, 전폭기, 정찰기 등으로 모든 종류를 포함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세척의 배를 이끌고 이 삼각지대를 항해할 때 갑자기 나침반의 바늘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하늘에서 휘황찬란한 빛이 보였다고 항해일지에 기록하고 있다. 이 현상을 규명하려는 후세 사람들은 ‘공기 터널설’을 주장한다. 즉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곳 삼각지대의 공기 속에는 마치 미국을 휩쓸고 있는 토네이도에 의해 생긴 소용돌이 같이 공기 터널이 생겨 비행기나 선박까지 바다 속으로 빨아들인다는 주장을 내 놓았다. 또한 인도의 한 철학자는 이 세계와 다른 세계(反物質)로 사라졌다는 이론을 주장하고, 미국 해군의 설명은 지구에는 전자기, 중력, 대기권이 크게 교란되는 곳이 있어 그곳으로 들어간 배나 항공기는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1945년 실종된 폭격기는 실종 직전 하늘에서 커다란 불덩어리가 쏟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2010년 8월 미국 해양지질 학자인 메커버 박사의 가설로 바닷속 깊은 곳에서 ‘메탄가스(methane CH4)’가 올라오는데 선박은 이 때문에 부력이 감소하여 침몰하고, 항공기의 경우는 메탄가스에 의해 엔진에 불이 붙어 추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바닷속에는 거대한 양의 메탄가스가 숨겨져 있는데, 이 일대에도 거대한 ‘메탄수하물층’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대서양에서 석유 시추 작업을 하던 많은 미국의 에너지 회사들이 바다에서 일어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시추작업을 중지해야 했고, 그 사례만도 40건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삼각지대에서 전설의 제국으로 알려진 ‘아틀란티스’를 발견했다는 캐나다 탐사팀의 발표는 해저 700미터 지점에서 최소 4개의 자이언트 파라미드와 웅장한 스핑크스, 기타 건축물이 보존돼 있다고 한다. 이 상당한 문명을 가진 국가나 도시가 대서양에 가라앉은 것 같다고 하며, 이것이 각종 해난사고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의 예에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하여 그럴듯하게 과대 포장되었다는 주장이 강한 것 또한 사실이니, 우리세대에 그 답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항해시 발생하는 사고 즉 태풍, 폭풍, 유방, 결빙, 낙뢰 등의 불가항력적인 자연적 요인 이외에도 부주의, 설비 및 장비불량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로 구조를 필요로 하는 상태에 이르는 말을 해난(海難 Marine accidents or Marine casualties)이라고 ‘해난심판법’에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북대서양 뉴펀들랜드 해역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 침몰사건이 사상 최악의 인명(1513명) 피해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으나 사실은 다르다. 1945년 1월 30일 독일의 ‘빌헬름 구스틀로프’호는 수송선, 병원선 등의 역할을 하던 중 약 8천 명 가량의 승객(대부분 피난민)을 싣고, 노르웨이의 ‘고텐하펜(Gotenhafen)’을 떠나 독일로 항해 하던 중 소련 잠수함의 어뢰 3발을 맞고, 약 7천명에 이르는 사람들과 함께 50분 만에 침몰하는 최악의 해난사고를 당했다. 또한 한국인의 비극인 ‘우키시마호’ 해난사건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일본 열도에 강제징용으로 와있던 한국인 노동자들은 다가올 대재앙을 예상치 못하고 해방된 조국으로 귀국할 날을 기다리며 기쁨에 들떠 있었다. 우키시마호에 승선하여 현해탄을 건너던 배가 갑작스런 폭발로 침몰하여 한국인 542명이 사망하였다고 일본이 발표하였으나, 사고 원인과 승선인원 등을 거짓으로 일관하였고, 희생자의 배상금 청구 소송을 번번이 기각했다. 우리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의 한 장이다.

필자가 사모아 수산관으로 근무(1981-1985) 할 당시 한국수산개발공사 소속 ‘태양 118호’라는 참치기지선이 있었다. 이 배가 마지막으로 사모아 팡고 팡고항에 입항하던 날 필자는 그 배 선원(21명)들과 그 배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였는데 그것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기름때로 얼룩진 옻과 얼굴은 개의치 않고, 어느 부잣집의 식탁 부럽지 않게 즐겁게 먹고, 1주일 후 다시 출항한 그 배는 타이티 남쪽 험한 바다에서 거센 파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침몰하였으며, 어창 덮개 한 조각만이 쓸쓸이 돌아와 시신 없는 산업 워리어(전사 Warriors)들의 영결식에서 한없이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가슴 아프다.

현재 대서양의 라스팔마스와 남태평양의 각 도서국에는 고국의 발전된 근대화와 수산업의 선진화를 보지 못한 채 수 백구 젊은이들의 영혼이 잠들어있다.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에서도 해난사고 사망자가 매년 140여명에 이른다고 하니 금세기만도 얼마나 가슴 아픈 상처를 바다에 묻었을까. 따라서 어업인들은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해난사고 예방 결의를 다지고 있고, 농림수산식품부는 2015년까지 희생자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안전교육, 안전항해술, 구조장비의 현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속세에서 벗어나 세상의 벗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한 몸이 되어 강호한정(江湖閑情)에 빠지는 윤선도(尹善道)의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가 새삼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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