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을 하다 북으로 끌려간 ‘풍복호’가 45년 만에 ‘통일호’로 돌아왔다. 지난 15일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충남 서천군 장항항에서 48t급 안강망어선 ‘통일호’의 진수식을 가졌다. 1967년 6월 4일 ‘풍복호’의 선주였던 부친 최원모씨가 이 장소에서 출항한 뒤 소식이 끊긴지 45년이 지나 아들인 최대표가 다시 선주가 된 것이다.

서천군수협에 근무했던 최 대표는 그동안 어업권을 되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지난 2002년부터 당시 해양수산부를 찾아가 부친의 어업허가를 내달라고 매달렸으나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

수협을 퇴직하면서 납북자가족모임을 결성, 납북자를 구출하는 일에 전념한 결과 북한에 억류돼 있던 납북자 6명, 국군포로 12명을 찾아내기도 했다. 지난 2006년에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이 고교생 납북자 김영남이란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 같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난 2009년에는 아버지가 납북 어업인으로는 처음으로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최 대표는 유명인사가 됐고 정부도 지난 2010년에 수산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납북자 자녀에게도 어업허가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최 대표는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대출금으로 ‘통일호’를 건조해 이제야 아버지의 바다에 배를 띄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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