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어 버번스키 감독은 조니 뎁(Johnny Depp)을 주연으로 ‘캐리비안 해적(Pirates of the Caribian)’이란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해적선의 선장으로 분장한 조니 뎁(잭 스페로우)의 열연으로 불랙펄의 저주(2003년). 망자의 함(2006년), 세상의 끝에서(2007년), 낯선 조류(2011년) 등 모두 네 편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흥행에 성공하여 감독, 주연 모두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영화가 되었다. 조니 뎁은 편당 400억 원의 출연료를 받았다니 일확천금을 한 셈이다.

조니 뎁은 15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록 음악(P. Member)에 심취하던 중 ‘니콜라스 케이지’의 조언을 듣고 영화배우로 투신한 이래 ‘나이트메어(악몽)’를 데뷔작으로 시작하여 ‘다크 섀도우’ ‘가위손’ ‘플래툰’ ‘찰리와 초콜릿공장’ 등에서 열연한 배우이다. 그는 블랙 펄의 저주에서 해적선 선장으로 분장하여 고유의 삼각형 모자를 쓰고, 그만이 아는 고장 난 나침반을 들고, 다 헤진 옷을 입고 있는 ‘바이킹’과는 또 다른 성격의 선장으로, 상선과 심지어 군함까지 무차별 습격하여 침몰시키고, 보물을 약탈하고 아무도 모르는 무인도의 동굴에 노획물을 은닉하였으나, 보물 앞에서 눈이 먼 선원들의 반란을 자주 겪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선원들이 수중고혼(水中孤魂)이 되고 난파선(難破船)이 되고 말았다.

1805년경 영국화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가 그린 ‘난파선(The Shipwreck)’이라는 작품을 보면 무시무시한 폭풍우와 격랑에 휩싸이는 난파선의 공포가 잘 나타나 있다. 또한 1977년 피터 에이트(Peter Yates) 감독의 영화 ‘디프(The Deep)’에는 삼각파도로 악명이 높아 무수한 선박이 침몰된 ‘버뮤다’ 근해에서 신혼여행을 온 부부가 스킨 스쿠버를 즐기다가 침몰된 난파선 주변 잔해에서 스페인 은화를 발견하고, 그것을 가로채 일확천금을 노리는 갱단과의 쫓고 쫓기는 생명을 건 투쟁이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크 트웨인이 쓴 ‘톰 소여의 모험’에서 역시 ‘톰과 베키’가 학교 소풍에서 길을 잃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보물을 발견하고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 한번쯤은 미지의 보물섬을 머릿속에 상상하고, 꿈나라에서 보물상자를 발견하고 그 상자를 여는 순간 잠에서 깨어나는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근 1천 년 전 침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난파선이 인도네시아의 자바섬 앞바다에서 한 어부에 의하여 발견되어 수정과 중국 도자기, 진주, 금 등 25만점의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참가한 벨기에 탐사대는 이 유물은 동남아에서 발견된 보물 중, 질적 양적 측면에서 최대 규모인 8천만불(약 9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1804년 5억불 상당의 보물을 싣고 가다가 침몰한 스페인 군함에 실린 보물을 두고 탐사회사와 스페인 정부 간의 소유권 소송에서 스페인 정부가 승소했다고 하며, 1941년 인도에서 은괴 200t(2억3천만불)을 싣고 영국으로 가던 도중 독일 U보트의 어뢰공격으로 침몰된 ‘SS 게르소파라’는 선원 85명중 한사람만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노르웨이 강의 보물선, 남아프리카 바다의 동인도회사의 보물선 등 아직도 부를 좇는 사람들이 있고, 일부 성공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도 14세기 남송대(南宋代) 도자기 무역선이 일본으로 가던 길에 침몰하여 송(宋). 원(元)대의 도자기, 동전 등 생활용품이 인양되었고, 제2 신안보물선이 있다고도 전한다.

그러나 난파선의 유물을 두고 국제적인 소유권 분쟁 소송이 현재에도 진행 중인 것이 무수히 많다. 2000년 IMF와중에서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됐다는 러시아의 ‘돈스코이호’를 인양한다는 설에 따라 소액 투자자들이 탐사 건설회사의 주식을 샀다가 휴지조각이 된 바 있고, 2000년 진도 앞바다에서의 보물선 침몰소식으로 관련회사의 주가가 폭등했으나 주가조작으로 판명 났으며. 그리고 1960년대 부산항 적기기지에 일본 해저 잠수함 기지건설과 해저 비밀기지 배치도에는 금좌 및 비치불상, 공업용 다이야 몬드 등이 보관된 체 일본군 부대가 철수했다는 설 등으로 홍역을 치FMS 바 있고,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대죽도 근해에 당시 일본 남방군 사령관이 인도, 중국, 필리핀, 등지의 금괴와 문화재를 선박을 통해 일본으로 수송하다가 연합군의 폭격으로 침몰됐다는 보물선 ‘야마시타호’에 총 4800톤의 금괴가 실렸다는 것으로 광범위한 수색과 탐사가 이루어졌으나 한 번도 우리나라 근해에서 금괴가 발견 된 적이 없다.

성경(잠3:)에는 ‘지혜가 황금보다 낫다’고 하였으나 노다지 보물선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전설을 가설화하고 이를 다시 현실로 만드는 신화를 창조하여 사람들을 미혹한다. 우리 어민에게 있어 보물선의 꿈은 한낱 ‘남가일몽(南柯一夢 허망한 꿈)’일 뿐이다. 작가 천승세(千勝世)의 희곡 작품으로 제작된 영화 ‘만선(滿船)’에서 가난한 어부 ‘곰치(김승호)’는 두 아들을 바다에 잃고, 아내(주증녀)는 정신이상이 된 참담한 현실이지만 그리고 선주의 착취와 빚 독촉이 빗발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연 및 환경에 대한 끈질긴 도전정신으로 기필코 만선의 꿈을 이룬다는 강인한 의지를 보여준다.

어느 시인은 “폭풍 이는 바다를 보면/ 희망의 돛대를 높이 올리고/ 긴 뱃고동 소리 울리며/ 만선 깃발로 돌아오는 어부가 된다.”고 노래하고 있다. 어부들이 붉은색 또는 노란색과 어우러진 만선의 깃발을 올리고 귀향하는 것은 어부들이 가족과 또 그 구성원을 위해 함께 뱃일을 해서 얻은 대가를 나누는 과정이고, 기쁨의 축제를 표현하는 도구이다. 따라서 만선의 깃발에는 나눔의 철학이 담겨있고, 이 깃발들이 바람에 만선을 알리는 가슴 벅찬 꿈임을 언제나 희망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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