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민물고기를 조사해 보았더니 1.뱀장어 2.미꾸라지 3.조개(재첩과 다슬기) 순으로 나타났다. 보통 민물장어인 뱀장어는 누구나 좋아하는 물고기이지만 값이 비싼 까닭으로 선뜻 찾아가기를 망설이게 된다.

얼마 전에 친구들이 모여 영등포구청 부근에 있는 소문난 장어집을 찾았다. 그런데 그 값이 2마리에 56,000원으로 한 마리에 3만원에 가까워 모두들 흠칫 놀라는 모습들이다. 최고의 맛과 영양은 차지하고라고 웬만해서 먹을 수 없는 민물고기로 기억되고 있다.

연관하여 봄철에 나오는 뱀장어 양식원료인 종묘(실뱀장어)가 마리당 7,000원이니 ㎏당 3,500만원이다. 작년의 1,500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종묘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니 큰뱀장어가 비쌀 수밖에 없으리라 짐작이 간다. 종묘자원이 비싸다고 양식장을 휴업시킬 수 없으므로 대체 종묘인 유럽산, 미국산 심지어는 동남아의 무태장어까지 입식을 고려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가격이 급등한 것은 일본이 대만, 중국에서 수입하면서 가격상승에 불을 붙인 셈이지만 실뱀장어가 인공부화가 안 되고 자연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 중국인들조차 종묘 구입차 미국현지에 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미국산 종묘는 마리당 2,000원이니 ㎏당 1,000만원대로 극동산에 비하여 30%대 가격이다. 결국에는 미국산, 유럽산의 종묘 값은 그만치 염가지만 종류도 틀리고 맛도 다르면서 양식방법이 까다로운 점으로 기피하고 있지만 어쩔 수없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

20여 년전에 중국 최남단 해남도에서 몸체가 크고 얼룩얼룩한 무태장어를 양식하고 있음을 현지에 가서 확인한 바 있다. 민물장어가 비싸니 덩달아 미꾸라지 값도 올랐다. 1관(3.75㎏)에 5만원대에서 7만원까지 오르고 보니 추어탕집에서는 요즘처럼 비싼 적이 처음이라고 한다.

유통되고 있는 미꾸라지 90% 이상이 중국산 양식종이다. 중국에도 몸에 좋다 하여 내수소비가 늘면서 수입산이 턱없이 오를 수밖에 없다. 민물장어나 추어탕집은 눈에 띄면 들어가는 업종이 아니라 선호하는 고객이 따로 있어 찾아가는 음식이다.

그러기에 추어탕은 서민음식이지만 장어는 서민들에 밀려있는 느낌이 든다. 미꾸라지를 재료로 한 추어탕은 7~10월이 성수기이면서 계보가 있는 전통음식이다. 그 계보를 보면 서울식, 남원식, 원주식, 경북식으로 크게 나누고 있다. 원료인 미꾸라지를 갈지않고 통째로 넣어서 맑고 얼큰한 맛을 내는 것과 통째로 갈아서 넣어 구수하고 걸죽한 맛을 내는 차이에 따라 계보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소비물가가 크게 상승한 고물가 시대에 뱀장어, 미꾸라지까지 올라서 수산물을 유별나게 즐기는 우리네 주변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