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JAWS)라는 영화는 우리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다. 1978년 4월 우리나라에서 첫 개봉된 죠스(Jaws)(1)을 비롯하여 1987년 죠스(4)까지 제작되어 많은 기록을 남겼다. 영화감독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하여 죠스(1), (2)에서 경찰서장 역을 맡아 대 스타가 된 로이 사이더(Roy Scheider)를 배출했고, 관객동원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다.

그러나 우리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뉴잉글랜드의 우정이란 뜻을 가진 에미티(Amity)라는 조그마한 마을의 해수욕장 개장과 더불어 상어의 습격으로 여성 피서객이 피살되고 상어에 현상금이 붙자 상어 사냥꾼들이 몰려들어 복수극을 벌인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추가로 희생되고 상어를 잔인하게 복수하는 것으로 끝난다.

여기에서 상어는 인간을 사냥하는 나쁜 놈으로 그려져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지난 6월 10일 이 영화에서 마틴 브로디 경찰서장 역의 로이 사이더가 황색 포도상구균에의한 전염병 합병증으로 2년간 투병 끝에 75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는 보도로 많은 그의 영화팬들이 애도를 표했다고 한다.

상어는 죠스가 나온 이후 더욱 바다의 난폭자로 낙인이 찍혔고, 해양생물학자나 관련 환경단체를 제외하고는 본의 아니게 어느 누구도 동정하지 않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몸길이가 6.5m, 몸무게 2-3톤의 백상아리는 이빨하나 당 무는 힘이 60kg으로 공포의 대상임에는 틀림이 없고, 전 세계에서 연간 상어에 의한 피해는 약345명(북미 114, 남미 7, 호주 77, 태평양 68, 아시아 36, 아프리카 27, 유럽 13, 대서양 3명 등)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양생물학자 특히 상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나 연구원들은 상어는 자기를 해코지하지 않을 때는 절대로 인간에게 적대적이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지상파 방송의 동물의 왕국이나 넷지오 와일드 프로를 볼 때마다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나 케냐의 마사이마라 평원과 오카방고 델타지역의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이 화면을 가득 메운 가운데 몇 마리의 사자 무리들에 의하여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 너무 당연하다고 즐겨보고 있다.

얼룩말이나 누우떼 그리고 심지어는 힘이 센 들소들도 사자들의 공격을 받고 살과 뼈가 갈기갈기 찢기는 광경을 목도하고 희열을 느끼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1896년 사살된 ‘고스트와 다크니스’라고 이름 붙여진 사자 콤비는 135명의 인간을 살해한 사자로 기록에 남아 있고, 지금도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에서만 연간 90명이 죽고 우기가 길어지면 그 수는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사자들에게는 가끔 식인사자라는 이름을 붙이거나 상어와 같이 없애야 할 존재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 세계 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약 10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야생생물기금(WWF)과 FAO는 세계 각국이 정상적인 자원 번식량보다 30-55% 과다 어획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1974년 북태평양 베링해에서 처음 발견된 스텔라 해우는 27년만인 1768년 멸종되었고, 대서양 회색고래, 바다 밍크, 카리브 해 몽크 바다표범 등이 완전 멸종되었으며 1986년부터 보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참고래나 대왕고래류는 감소일로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심 1천 내지 2천m 이하에 사는 오렌지 러피나 메로 종 같은 것도 어업기술의 발달로 자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바다의 포식자인 상어류도 같은 운명이다. 세계적으로 300여종의 상어가 있지만 심해상어의 간에서 스쿠알렌을 뽑아내고, 철갑상어에서 캐비아 체취에 열을 올리고, 홍콩과 싱가포르의 대다수 중국식당에서는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즐기는 미식가들을 위하여, 상어의 지느러미가 모조리 잘리고 몸통은 바다로 던져지고 있어 무엇보다도 멸종위기에 처해질 급박한 사정이 있음에도 인간들의 관심 밖에서 나쁜 놈(?)들은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지역에선 오랜 전통으로 제사상에 상어고기(돔배기)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한다. 호랑이 사자가 멸종되면 지구 최후의 날이 오는 냥 이들을 보호하는 단체의 목소리는 넘치지만 상어를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힘을 잃고 있다. 해양 생태계에는 상어나 범고래 같은 상위개념의 포식자들이 있기에 건전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황금어장이던 캐나다 뉴펀들랜드 근해어장도 대구자원 평가에 오류가 생겨 남획이 이루어진 뒤에는 5만 명의 어민들이 일터를 잃어버렸고 어촌은 황폐화되어 모든 정주민들이 고향을 떠났다.

이같이 남획이 계속된다면 지구상에서 수산업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2억 명 이상이 실업에 내몰리고 어류단백질 공급이 중단된 채 순환계 질병으로 전 인류가 시달리게 될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워싱턴 포스트(WP)지는 중국에서 샥스핀 요리는 과거 소수 부유층의 요리였으나 중국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중산층도 샥스핀 스프를 즐기게 되어 샥스핀 요리가 부유층의 결혼식 피로연에 나오는 고급 메뉴였다가 대중적인 요리로 변신하면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미국 워싱턴 주는 지난 5월 샥스핀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고, 하와이 주, 괌, 마리아나 제도에서는 이미 샥스핀 거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고, 칠레 상원도 지느러미가 잘린 상어를 실은 어선의 입항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한다. WP는 샥스핀을 얻기 위해 포획되는 상어의 개체수가 연간 무려 7300만 마리에 이른다고 전한다. 일부 종은 지난 20-30년 사이에 개체수가 9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참으로 상어는 억울하고 괴롭다고 우리 인간들에게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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