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라는 말은 세기의 명언 중에 으뜸으로 꼽힌다. 이 말은 미국 버지니아 식민지의회 의원이며 독립 혁명가인 페트릭 헨리(Patrick Henry 1736-1799)가 1775년 3월 23일 버지니아 의회가 해산된 후 리치몬드 성 요한교회에서 개최된 비합법 민중대회에서 식민지 의회의 입법권을 주장하고, 영국의 인지조령(印紙條令)에 반대한다는 그의 입장을 밝히면서 당시 본국인 영국에 대항하여 개전을 주장하면서 한 연설의 한 구절이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이 1863년 11월 19일 펜실베니아주에서 남북전쟁 당시 목숨 바쳐 싸웠던 남군과 북군 모두의 용감한 사람들, 전사자 혹은 생존자들이 이곳을 신성한 땅으로 기억되도록 게티스버그 연설로 잘 알려진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 연설 역시 세계의 정치가들이 애용하는 구절입니다.

또한 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민족주의자로 추앙 받는 마하트마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1869-1948)는 1920년 8월 12일 비폭력, 비협력 운동에 대한 소신을 밝힌 연설에서 ‘정부가 여러분의 명예를 지켜주는 경우에 한해 협력이 의무가 되며, 정부가 여러분의 명예를 보호에 주는 대신에 빼앗으려 한다면 비협력 또한 동일한 의무인 것입니다’.라고 영국 정부에 맞섰습니다.

왕위에 오른 지 1년이 채 안되어 미국 출신의 이혼녀인 심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동생 요크(York)공에게 양위하면서, 영국 국왕 에드워드8세(Edward VIII 1894-1972)는 퇴임사로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립니다. 그러나 대영제국의 미래에는 깊은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는 지구상의 많은 연인들이 즐겨 인용하는 로맨스의 대명사가 되었다.

1940년 5월 13일 영국 총리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이 영국의회에서 독일과의 전쟁에 대한 결의를 밝힌 ‘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는 영국 국민을 감동으로 일치단결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사에 기록된 명연설이 되었다.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Joseph Stalin 1879-1953)도 독일의 히틀러 군대가 레닌그라드를 짓밟고 모스크바로 진격해 오자 자신의 붉은 군대에 대하여 1941년 7월 3일 ‘적에게 단 한 대의 기관차도, 단 한 대의 화차도, 한 파운드의 곡식도, 한 갤런의 연료도 남겨줘서는 안 된다’.라고 독려하여 독일 1백70개 사단과 싸워 이겼다.

미국의 35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는 1961년 1월 20일 취임 연설에서 ‘자, 미국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라는 문구는 세기의 명연설중 수위에 자리매김할 만하다.

세계 제1차 대전 직후 미 육사교장을 역임한 바 있고, 한국전쟁 중에는 UN군 최고사령관 이였던 더글라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1964)원수는 그가 죽기 2년 전인 1962년 5월 12일 미 웨스트포인트(육사)에서 후배 군인들에게 군인의 본분을 일깨운 가장 유명한 연설로 ‘잠이 들면 꿈속에서 찢어질 듯한 총성과, 총신의 덜그럭거리는 소리, 그리고 이상하고 구슬픈 전장의 중얼거림이 또다시 귓전을 맴돌곤 합니다. 하지만 회상이 끝날 무렵이면, 저는 언제나 웨스트포인트에 돌아와 있습니다. 그곳에서 항상 메아리치고, 다시 메아리쳐 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의무, 명예, 조국’이라는..’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1598)제독은 53세인 1597년 9월 15일 명랑해전을 앞두고, 병사들에게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명의 사내들도 겁을 낸다(一夫當逕 足懼千夫)’라고 남북 분단의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조국애의 참 뜻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흑인 목사이며 시민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은 1963년 8월 28일 워싱턴의 링컨기념관에서 노예해방 100주년 평화대행진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조지아의 붉은 언덕위에 예전의 노예였던 부모의 자식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 입니다’. 투쟁을 선동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는 백인들의 예상이 180도 빗나간 것입니다.

지난 5월 6일 부산소재 예문여고 1층 영어전용교실에 척추암을 앓고 있는 여든 살의 영국인으로 6.25 참전 용사인 노병(老兵) 제임스 그룬디(James Grundy)씨가 손에는 학생들이 선물했던 한지(韓紙)넥타이와 감사편지를 들고 찾아 왔습니다. 이 날 강연에 나선 노병은 학생들에게 공책에 적어달라고 했습니다. 그의 입에서는 ‘For your tomorrow, we gave today(당신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오늘을 바쳤다)’라는 평범한 한 마디 가운데 과거 전쟁의 참상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꿈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울에 달아도 어느 유명 인사의 명언보다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학교가기 싫거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꺼내 보면 의욕이 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수산업이 WTO/DDA, FTA 그리고 면세유가 드럼당 20만원을 넘는 어려운 시기에 용기를 주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명언은 어디에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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