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산업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서천지역 어업인들이 지난 12일 오후 김양식장이 아니라 서울 시내 한복판에 나타났다.

한국서부발전이 본격적인 가동을 하면서 해수온도 상승으로 김산업의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군산복합화력발전소는 지난 2004년 공사에 들어가 2009년 11월 준공을 하며 어업인들의 공적이 되고 말았다.

서천지역 어업인들은 당초 20개월간(2005.10~2007.6)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며 환경과 발전이 공존하는 친환경적인 발전소를 기대했으나 이 과정에서 서천군은 배제된 채로 평가가 완료됐다. 이에 어업인들은 공사계획인가 처분취소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즉각적인 반대에 나섰으나 법원은 안정적 전력공급과 사회적 손실 예방을 위해 어업인들의 청구를 기각하며 서부발전의 손을 들어줬다.

어업인들은 지난 해 7월 ‘서천군피해보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전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된 서천해역 어업손실조사와 취배수구 공개를 요구하며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열린 12일 집회 역시 이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날 집회에는 어업인 500여명이 모여 서부발전에 대해 강력한 항의와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이들은 ▷사전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서천해역에 대한 어업권 피해영향 조사 실시 ▷발전소 준공 5년간 실시토록 돼 있는 사후 환경영향조사를 어업피해영향권 조사와 병행 실시 ▷취·배수구 공개 ▷전국의 발전소 건설당시 추진됐던 보상사례 감안,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등을 서부발전에 요구했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발전소는 깊은 바다를 끼고 있는데 이는 복수기 냉각과 원활한 배수를 통해 수온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군산복합화력발전소가 위치한 곳은 해수유통이 원활하지 못한 금강하구로 현재 토사퇴적인 매우 심각해 온배수 취수구 주변 수심은 2미터에 지나지 않아 향후 서천김 생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천지역 주민 의견과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것은 분명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어업인은 “서부발전은 이런 집회를 통해 요구한 사항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어업인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들임에도 아무런 대꾸도 없어 참다 못해 올라오게 됐다. 서부발전 관계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성의를 보이며 사태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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