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볼리비아는 2만여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로 안데스 최고의 문명을 꽃 피웠던 나라다. 잉카제국 및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825년 독립국이 되었으나 은(銀)과 구아노(바닷새의 배설물로 비료의 원료)를 둘러싼 채굴권 다툼으로 영국과 미국으로부터 경제수탈의 어려움도 겪은 나라다.

이곳에 Salar de uyuni라는 세계최대의 소금 호수가 있다. 그 넓이가 벨기에와 맞먹는 12,000㎢이고, 고도 3,650m인 안데스 고원에 있으며 이 호수의 소금 두께가 1~2m, 깊은 곳은 20m에 이르고, 바닥에는 희소 광물인 리튬(540만 톤 5,150억 달러)이 전 세계 자원량의 3분의 1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 호수의 물은 바다 물보다 8배정도 염분 농도가 짙다고 한다. 바다 속에 있던 이 땅이 지구의 대륙판 이동에 따른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라 안데스 산맥을 이루고 해발 3,650m인 이 지역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바닷물이 고인 호수가 되었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물의 대부분이 증발하여 소금만 남께 되어 최소 100억 톤으로 추산되는 소금량은 오랫동안 인근 농민들이 보도블럭 모양으로 잘라 내 모피나 고기등 주변의 다른 생필품과 교역하여 왔다.

한편 폴란드의 왕 볼레스와프와 결혼하기위해 폴란드로 향하던 킹카제국의 공주는 트란실바니아의 소금물 습지에 있는 샘에서 발길을 멈추고 값비싼 약혼반지를 그 속에 던져 넣고는 비엘리치카 주민들에게 땅속에 묻혀있는 소금을 채굴하라고 명하자 공주의 말대로 암염층(岩鹽層)이 나왔으며 이곳에서 채굴한 암염은 이 마을(magnum sal 즉 거대한 소금이란 뜻으로 소금으로 월급을 준데 기인하여 영어 salary의 어원이 되었다 함)은 물론 폴란드 왕실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이 광산에서 장님 말(망아지를 갱도로 반입하여 빛이 없는 곳에서 작업하게 되므로 전부 장님 말이 되었다고 함)을 이용하여 700년 동안 암염을 채굴한 결과 갱도의 깊이는 300m, 총 길이는 300km(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 지하사령부)로 어마어마한 규모에 이르렀으나 17세기 이후 산출량이 감소되어 20세기 중반에 채굴을 중단하고, 이 갱도안의 공기가 암염의 영향으로 세균류가 매우 적고 소금을 비롯한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여 기관지 천식이나 호흡기 계통의 병에 치료효과가 인정되어 1964년 지하 211m지점에 요양소가 설치되고 그 과학적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어 1978년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최근 침수가 심하여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동양 문헌에 의하면 소금은 양(梁)나라 도홍경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기록된 의약품 중의 하나로 약물중독의 해독제였고 기원전 27세기에 재상인 숙사씨(宿沙氏)가 처음으로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하(夏)나라 때에는 소금에 대한 과세가 시행되었으며 춘추전국시대의 제(齊)나라 때에는 소금 전매제가 시행되면서 국가에서 소금을 관리했다. 일본에서 소금이 만들어진 것은 약4천 년 전의 조문(爪紋)시대 후기로 전해지며 헤이안(平安)시대에는 월급으로 소금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소금이라는 우리말은 농경사회에서 꼭 필요한 소(牛)와 금(金)처럼 귀하다는 뜻으로 작은 금 즉 소금(小金)으로 불렸다고 전해지고 삼국지위지동이전(三國志魏志東夷傳)에 의하면 고구려에서 소금을 해안지방에서 운반해 왔다고 한다. 삼한시대에는 작은 양의 갯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얻었다는 이야기와 고구려 때에는 노예들이 생선과 소금을 상류층에 바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고려 태조 때 설치된 도염원(都鹽院)에서 소금 전매제를 실시하였으며 당시에 소금을 굽는 곳이 612개소, 소금을 굽는 가구가 892가구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당시 소금의 최대 생산지의 대표 지역으로는 전라도 부안(곰소)과 충청도 태안이었다고 하며 백성들은 쌀과 천으로 소금과 교환하였고, 1955년 소금의 자립기반이 조성되기 전 까지는 정부에서 전매제를 시행하였다.

1961년에 염 전매법이 폐지되었고 1962년에는 모든 염전이 민영화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금 생산량은 연간 약 50만 톤(천일염과 기계염)인데 비해 280만 톤이나 수입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고 명품이라고 자랑하고 소금의 케비어(철갑상어의 알)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을 같은 중량으로 계산하여도 그 값이 무려 50~200배나 비싸다.

그러나 우리 소금과 비교한 성분 분석에서는 칼슘, 칼륨 그리고 마그네슘 함량이 약 3배가량 우리 것이 앞서고 있다. 그럼에도 게랑드(gray salt)소금이 비싼 것은 1200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친환경과 염전의 결합이라는 생태 테마파크 마케팅 전략에서 크게 앞서고 있고, 제조과정에서 짠맛, 쓴맛, 단맛의 융합비중을 절묘하게 배합하여 은은한 제비꽃 향기가 나게 한 제조기술에 있다고 한다.

최근 정부 및 지자체의 노력으로 천일염을 비롯한 서해안 염전에 대한 지원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고유의 전통 식품인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를 위시한 발효식품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양질의 우리 소금이 필요하고 특히 수산업에 있어서는 얼음과 더불어 소금은 필수품이다. 간 고등어를 비롯하여 전 국민이 애용하는 수십 종의 젓갈류에 좋은 소금이 필요한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먹거리가 풍성해지고 그 양이 늘면서 소금의 사용량도 늘어나 일부 성인병의 주범으로 소금이 우리의 밥상에서 퇴출위기에 놓여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소금뿐이랴. 모든 게 넘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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