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오버하우젠 해양생물관에 거주(?)하는 점쟁이 문어(Paul)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신통한 예측력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파울은 독일의 16강전에서부터 3.4위 전 그리고 스페인의 우승까지도 100% 예측하여 몸값이 약 4,500만원(30,000 유로)까지 치솟았고 스페인의 어촌마을인 카르발리노는 명예시민권까지 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어의 수명이 3년 이내로 알려져 있어 현재 2.6년인 파울이 4년 뒤의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그 예측력을 볼 수 없을 듯하다.

문어는 무척추 동물 중 천재로 미로(迷路)를 통과할 수 있고 병뚜껑을 열수도 있다. 시애틀 수족관의 롤랜드 앤더슨과 캐나다 레스브릿지 대학교의 동물 행동학자 제니퍼 매더는 문어가 장난을 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고 한다. 또한 영국의 BBC는 이스라엘의 히브루대와 와이즈만 과학연구소의 공동 연구팀이 문어 다리에는 자체기능을 갖고 있어 뇌에서의 명령과는 달리 다리의 움직임을 자율적으로 통제하는데, 문어의 다리에는 약 5,000만개의 뉴런(신경단위)으로 구성된 신경조직에 의해 통제된다고 주장하였다.

문어는 영어로는 옥토퍼스(Octopus)라고 하는데 이는 숫자 8을 의미하는 라틴어 Oct에서 따온 말이고, Pus는 발이라는 뜻인데 문어발이 8개라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한자로 표기할 때는 문어(文魚)라고 하며 위험을 느끼면 먹물을 분사해 적을 쫓아내거나 또는 자기 방어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일부 문어는 필요에 따라서 빨리 채색을 보호색으로 바꾸기도 한다.

최근 이태리의 파두아 대학(University of Padua)연구팀은 남미의 모기고기(mosquitofish)가 숫자를 식별할 줄 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의 크리스티앙 아그릴로(Christian Agrillo)교수는 물고기에게도 원시적인 셈 능력이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으며 이들은 숫자 ‘4’까지 구별할 줄 안다고 밝히고, 수컷이 공격할 경우 암컷 무리는 2마리 무리보다는 4마리 무리를 더욱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 BBC는 어류가 단체생활을 할 때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집단 안에 상벌 체계가 있으며 서로 화해할 줄도 알뿐 아니라 천적을 피하고 음식물을 얻기 위하여 서로 도와주기도 한다. 또한 자기의 배우자를 식별할 수 있고 도구도 사용하여 복잡한 집도 만들 수 있다고 하여 낚시꾼들이 3초 기억력을 주장하는데 반해 사물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발행하는 생물학 리뷰지에 실린 돌고래의 지능 관련 논문은 돌고래들은 신경교(膠)는 매우 풍부하지만 신경단위(뉴런)은 조금밖에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해양공원의 돌고래들이 고리 넘기 등 16가지 재주를 연속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보상에 길들여졌기 때문으로 조련사의 기술을 말해주는 것이지 지능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에머리대학의 로리 마리노 교수팀은 병코돌고래의 뇌를 분석한 결과 몸집 대비 뇌의 크기가 인간에 비해 다소 작지만 인간 뇌보다 주름이 더 많아 표면적이 넓은 것을 발견했으며 돌고래가 긍정, 부정의 느낌과 감정, 자아의식을 갖고 있고, 자신들의 형태를 조절 하는 등 특징을 구비하고 있다고 케임브리지대학의 연구 결과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고 있다.

스페인, 뉴질랜드 그리고 호주의 해안에는 매년 수백 마리의 고래가 자살(Stranding 조난, 좌초)하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띤다. 고래는 물 밖에 나오면 몸무게에 장기가 눌려 호흡곤란으로 죽는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 먹이고갈, 해양오염, 심지어 어군탐지기나 군함의 소나에서 나오는 초음파의 영향이라고도 하고, 일부 병리학자들은 위장병 혹은 전염병을 의심하기도 하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이유로도 본다. 모든 동물은 늙거나 병들어 생존이 불가능할 때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행위는 동물 생태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개체 차원에서는 생존 본능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집단 전체의 생존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더 높은 수준의 본능적 행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건강체나 새끼들도 자살 대열에 합류한다는 점 등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는 연어의 새끼가 태어난 곳 을 떠나 태평양 북부나 오호츠크해에서 성장한 후 자기가 부화한 모지류(母支流)로 돌아오는 현상을 모천회귀(母川回歸, homing instinct)라고 부른다. 치어(稚魚)는 하천을 떠나기 전의 짧은 기간 동안 모천의 수질을 기억하는데 이런 기억은 후각을 통해 뇌에 들어가 안정된 2-3가지 화합물로 내장된다고 한다.

그러나 모천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외양(外洋)에서 어떻게 방향을 잡느냐와 태양의 운행방위에 따른다는 설 등은 더욱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인지지능과는 상관없이 회귀본능에만 의존하는 것인지도 알아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90% 이상의 연어가 모천으로 심지어 부화한 곳까지도 찾아간다는 것은 모천회귀성이라는 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능지수가 낮은 어류가 갖는 신비의 세계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 수산업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구절양장(九折羊腸)이 물 도곤 어려워라’ 했다는 귀소본능(歸巢本能)의 향수는 사라진 것일까? 평균 IQ가 100이 넘는다는 인간이 조타수(操舵手)인 수산업의 방향은 옳게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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