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식은 쌀로 지은 밥이다. 그리고 이 밥을 먹을 때는 국을 비롯해 여러가지 반찬이 곁들여진다. 그런데, 이처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반찬 중에서 김처럼 밥맛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도 없다. 그래서 밥집이나 여염집 밥상에는 늘 구운 김이 오르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을 빳빳한 김에 싸서 먹는 맛은 일품이다.

또한 김과 밥의 조화는 ‘휴대용 정식’이라 할 수 있는 김밥에서 절정에 달한다. 밥과 함께 단무지나 시금치, 쏘시지, 달걀프라이 등을 넣고 김으로 말아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은 김밥은 산이나 들, 그리고 여행길 등 어디서든 간단하고 맛있게 주린 위장을 채울 수 있는 간편한 휴대식이다. 김은 홍조류에 속하는 해초를 일정한 크기로 만든 건조품이다. ‘해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일본식 한자표기이며, 엄밀하게 따지면 우리나라의 파래를 지칭하는 것이다.

김은 북태평양에 접한 해안 어디든 널리 분포돼 있다. 알래스카 만에서 캘리포니아주까지 북동부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시베리아에서 왔을 때부터 이미 몇천년 동안 이용해왔다고 인류학자들은 보고하고 있다.

천연산 김은 우리나라 남해를 비롯해 일본 연해 등 농도가 높은 곳에도 약 20여 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것이 양식되면서 오늘날과 같이 가공된 형태의 김으로 발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에서 중요한 식품의 하나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 김 생산을 가장 대규모로 산업화한 나라는 일본이고 중국에서도 일찌기 김 양식이 시작됐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김 양식의 역사는 외국에 비해 짧은 편이다. 문헌상에는 서기 1424년 발간된 {경상도 지리지}에 최초로 언급되고 있다.

또 ‘조선의 수산’이라는 문헌에는 17세기 말에 전남 완도에서 최초로 양식했다고 기록돼 있다. 그리고 ‘동국여지승람’에는 전남 광양군에서는 4천여 년 전에 이미 김을 귀중한 토산물로 여겼다는 기록이 보인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김 양식의 역사에 대해 문헌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오늘날과 같은 근대적인 방법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오래 전에 지역에 따라서 김이 양식됐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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