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어느 일간지가 “아! 동해는 더워...명태 다 이사 갔다”라는 제목 하에 수산과학원이 발표한 어황 정보를 토대로 쓴 기사를 보았다. 1970년대 10년간의 평균 어획율과 2000년대 8년간의 평균 어획율을 분석해보니 동해에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의 점유율이 전체의 32.1%에서 최근 0%로 떨어져 전부 이사 간 것이 밝혀졌고, 명태에 이어 꽁치와 도루목도 이사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산과학원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상승에 기인된 것으로 정부는 어민들의 업종전환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어황 정보 분석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일본 및 주변국에서도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남쪽에서 어획되던 어종이 북쪽에서 잡히고, 육지에서도 그동안 잘 자라던 수종(樹種)이 병해 없이 집단적으로 고사하는 것은 단순히 기후변화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고 가히 한해에 생산되는 정보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따라서 그 중에서 유용한 정보를 가려내고 선택하기 위하여 또 다른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을 뿐더러 정보는 삶을 바쁘게 만들고 피로하게도 만든다. 또한 정보의 홍수에 떠내려가거나 익사하지 않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한 달이 멀다고 새로이 나오는 첨단 기계를 사고 있다. 얼마 전 입적한 법정 스님이 쓴 ‘아름다운 마무리’에는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비문에 새겨진 이야기가 나온다. 정말 정보화 시대에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정답이다.

지난 5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햄프턴 대학(버지니아주)의 졸업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가 민주주의를 압박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최신 제품이 나온 뒤로 정보는 능력 배양이나 해방된 수단이 되기보다는 혼란과 유희 또는 오락 수단으로 전락했다라고 지적하고, 진실이라는 잣대로 볼 때 높이 평가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이 말은 정보의 중요성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들에게 교육을 통하여 능력을 배양하는 것만이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그의 교육열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란 조각조각의 첩보(Information)를 수집, 처리, 통계, 정제, 유통 등의 다양한 과학적인 검증 단계를 거처 가공된 진실된 것을 정보(Intelligence)라고 일컫는다. 이와 같은 정보는 제 1. 2차 세계대전을 거처 산업 정보화 시대로 넘어 오면서 정보의 유무나 오류가 전쟁이나 기업의 성패를 갈라놓고 있다. 세계 최초로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첩보기관을 만든 나라는 영국으로 1909년에 MI-5와 MI-6라는 비밀 첩보부를 만들었다. 영화 007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는 MI-6소속으로 이 영화를 감독한 이언 플레밍이 MI-6에 7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가상의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어 크게 히트한 것이다.

또한 미국의 대문호인 어네스트 헤밍웨이도 CIA(1947)의 정보요원으로 극동지방을 여행하면서 얻은 정보로 미 해군성에 일본의 진주만 공격 첩보를 알렸으나 이를 믿지 않아 엄청난 피해를 자초한 사례이고, 후에 특별 임무로 쿠바에 근무할 당시 ‘파파의 엉터리 공장’이라는 비밀 조직에서 첩보 수집활동을 한 정보원 이었다. 1943년 ‘바다와 노인’이라는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 소설의 배경이 쿠바가 된 것도 그런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CIA는 6.25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였고, 중공군의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정보 분석 실패로 또 한국은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 그리고 전 국토는 유린되고 황폐화 되었었다.

진 해크만(함장)과 덴젤 워싱톤(부함장)이 주연한 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 1995)라는 영화는 미국 핵잠수함 내에서 정보의 단절(통신중단)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소련의 핵미사일 기지와 군 통수권의 일부가 구테타 세력에 의하여 장악된 뒤 미 본토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 징후가 포착된 직후, 미국의 핵잠수함 알라바마호에 미 국방성의 핵미사일 선제 타격 명령 전문이 수신되는 과정에서 마지막 부분에서 통신이 두절되자 핵미사일을 소련 기지로 발사하려는 선장과 막대한 인명 피해와 제3차 대전 발발 위험성이 대단히 크므로 전문 마지막 부분을 확인한 후에 핵 공격을 하여야 한다는 공방으로 정보 단절에 의한 혼란을 긴박하고 심도 있게 그리고 있다.

지난 3월 수협중앙회는 그 동안 정보의 사각 지대에 놓여있던 육지와 바다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안전 조업과 정확한 어황정보를 신속 정확히 전달 하기 위한 어황방송(FBS)을 개국하였다고 한다. 전국 205개 수협 위판장에 어황 및 어가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기상 정보도 실시간으로 정확히 전달하여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조업 안전 지도에도 만전을 기하고, 해군 및 해경과도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유지하여 3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효율적으로 예방 또는 단속하여 우리의 자원을 보호하고, 고유가 시대에 정확한 어장정보 제공으로 경제적인 조업이 되도록 정보 분석과 전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정보는 양날의 칼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그 동안 공군기 해상 추락 및 천안함 사건에서 우리 어선들(원)이 보여준 살신성인의 아름다운 모습과 국가 안보의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다함은 물론 만선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어업인들의 길잡이가 되는 어업방송국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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