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천지는 비옥한 육지와 풍요로운 바다, 깨끗한 물과 공기 그리고 동·식물의 숨소리와 울창한 산림과 탁 트인 광야에서 인간은 쾌적한 삶을 누려 왔다. 그러나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그칠 줄 모르는 인류의 물질적 욕망에 의하여 막대한 에너지원이 필요하게 되었다.

푸른 초원과 울창한 삼림은 식량 및 각종 원료 생산을 위한 농경지로, 주택지로 끊임없이 개발되고 천연자원이 제품이 되는 과정에서 각종 오염물질이 배출되어 대기, 수질, 토양 및 해양 등을 오염시키면서 21세기 오늘에 이르렀고, 머지않아 천연자원 고갈이라는 사태에 직면하고 있어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석유(Petroleum)는 제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그 경제적, 군사적인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제정세를 좌우하는 키 워드(Key Word)가 되었다. 석유는 메소포타미아, 터키 등에서 기원전부터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구약성서(노아의 방주)에도 석유에 대한 기록이 있다.

1885년 독일의 기술자 G. 다임러와 C. F 벤츠가 발명한 자동차 내연기관은 19세기 말 이후 자동차 공업 발전의 기초가 되었으며, 1893년 독일인 R. 디젤이 발명한 디젤기관은 해상교통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와 수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후 1903년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시험 비행용 연료로 석유를 사용하였다. 이리하여 에너지원으로써 석유 수요는 천연가스를 포함시키면 주요 에너지 수요 구성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앞으로도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가까운 장래에 화석연료의 종말에 이르게 될 것이다.

1978년 3월 16일 미국 아모코 석유회사 소유 22만 톤급 유조선 아모코 키다즈호가 160만 배럴의 중동산 원유를 가득 싣고 항해 중 프랑스 브리테니 포트살 연안에서 암초와 충돌하는 대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200km에 달하는 프랑스 해안이 검은 띠로 뒤덮였고 굴 수확량의 80% 감소, 해조류의 70%가 폐사하는 등 이 해안의 모든 해양생물이 사멸되는 세계 최대 유류 오염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1989년 좌초된 미국 엑손사의 유조선 엑손 발데스호에서 1100만 갤런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로 알라스카 전 연안의 모든 생물들이 폐사하였으며 오염물질 제거 작업에 10년간 약 25억 달러(약 3조원)의 비용이 들어갔으나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양 생태계가 완전히 회복되질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20일 멕시코만(灣)에서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사의 시추장비(디프 타워 호라이즌) 폭발로 촉발된 사고로 300만 배럴(태안사고 유출량의 38배, 오염면적은 남한 국토면적) 이상의 원유가 유출되어 루이지애나 해변 105km가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해저에 노출된 3개의 시추공에서 하루 2만~10만 배럴의 원유가 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어 미시시피 강 하구에 도달할 경우 세계적인 습지를 오염시켜 반영구적인 환경 파괴와 어업의 전진기지라 할 수 있는 강 하구 삼각지가 완전히 오염되어 폐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고, 그뿐 아니라 노출 시추공 차단에 실패할 경우 대서양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대책회의에 기술자, 학자, 과학자는 물론 3D영화 아바타를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까지 참석시켜 그의 조언을 들었다 한다. 카메론 감독은 일찍이 어비스라는 해저 영화를 촬영할 때 이미 수중 시추시설을 다룬 바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미국 정부의 이런 노력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새로운 연안 시추작업을 불허하기로 결정한 오바마 대통령은 현장을 네 번이나 방문한 바 있고, 그 구멍(시추공)을 틀어막으라고 미국식 막말로 BP사를 질타하여 연일 BP사의 주식이 폭락함의로써 미·영간의 정치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지난 6월 16일에는 9.11사태 이후 9년 만에 오벌 오피스 연설을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유 유출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 1993년 9월 27일 여천앞 바다에서의 제5금동호 사건, 1997년 7월 23일 여수 앞 바다에서의 씨프린스호 좌초로 인한 원유 유출사건 그리고 2007년 12월 7일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기름 유출 사고로 태안반도 전역(양식장 약 5000ha 포함)을 오염시킴으로써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켰고, 수산업(특히 낙지, 바지락, 굴 등)의 생산기반을 뒤흔들어 놓았다.

아직도 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지역민들의 한숨소리가 크다. 시인 정정길은 정치인들이여! 법관들이여! 진정으로 국리민복을 위할 진데 이들 피해자들의 고통을 어떻게 들어줄 것인가에 솔로몬의 지혜를 호소하고 있다.

연간 고·저유황 경유를 포함하여 약 8백만 드럼을 사용하는 석유는 우리 수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유익한 에너지원인 반면, 대형 오염사고로 우리 삶의 터전을 망칠 수도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음을 명심하자. 역설적으로 1조 3000억 배럴의 화석연료가 바닥나는 날 우리 어린이들에게 미래가 있지 않겠는가? 밝은 미래를 지향함에 있어 잠시라도 바다를 깨끗이 함에 소홀함이 없도록 다시 한 번 다짐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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