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지구온난화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선진 각국은 지구온난화라는 전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을 추구하려는 녹색성장 정책 추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은 화석연료를 적게 사용하거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대체에너지로 전환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에 대해 대부분의 국가들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기술 개발보다는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바이오에너지가 주요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에너지원으로는 곡물, 목질계, 부산물 및 해조류 등이 있는데 이중 곡물 바이오에너지는 식량문제와 우리나라 토지 이용의 한계로 인하여 크게 제약받고 있다. 아울러 목질계와 부산물의 경우도 원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불안정하여 발전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반면에 아직까지는 세계의 이목을 크게 끌고 있지는 못하지만, 미래 차세대 에너지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바다식물인 해조류(海藻類)다. 해조류는 가장 자연친화적이고 생산력이 뛰어난 바이오매스로 알려져 있다. 즉 곡물은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여 재배하지만, 해조류는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영양분과 탄소를 흡수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가장 자연친화적으로 재배할 수 있고, 탄소흡수력이 뛰어나며 육상식물보다 성장력이 뛰어나 생산력이 매우 높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차세대 한국이 주도해야 할 바이오산업으로 바이오시밀러, 해조류 바이오연료, PC진단기기, 분자농업(GMO), 바이오 케미컬사업 등 5개를 선정한 바 있다. 이중 해조류 바이오연료산업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고 부지제약이 없으며, 세계적으로 산업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차세대 대체에너지산업으로의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뒤지지 않는 해조류 생산국이자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해조류 바이오산업화를 이끌 수 있는 분야는 해조류 바이오에너지와 펄프산업을 들 수 있다.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는 국내 A연구소가 우뭇가사리에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으며, 대량생산 기술 축적을 위한 시험 생산시설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B연구소도 녹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기술을 개발하여 특허 출원 중에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 말 해조류에서 에탄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으나 아직 세계적으로 산업화를 이루지는 못하였다. 최근 미국의 엑손모빌사가 해조류 연료를 생산하는 모 기업에 6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수준이다.

해조류를 이용한 펄프의 경우 국내 (주)P사와 대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우뭇가사리에서 펄프를 생산하는 데 성공하여 국내 및 국제 특허를 취득한 상태이다. 해조류 펄프는 목재를 이용하는 것보다 오염물질 발생이 크게 줄어 친환경적이며 성장 속도가 빨라 목재보다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해조류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기후변화 대응책으로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조류의 가치 및 기능에 대한 평가는 대단히 절하되어 있고, 해조류를 이용한 산업화에 관한 정책은 부재한 실정이다. 다만 식용 또는 사료로만 이용되던 해조류의 활용 범위가 다양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연구ㆍ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해조류 양식에 관한 중요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지 못한 채 산업화 과정에서 산발적인 연구ㆍ개발 시도에 머물 우려가 있음으로 이 두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해조류 바이오매스를 이용하여 산업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원활한 원료의 공급이 이루어 져야 한다. 따라서 바이오매스 대상이 되는 수율이 높은 해조류를 개발 및 대량 생산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해조류 대량 생산을 위한 기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화 대상 해조류의 성장 및 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선발 육종 기술을 개발하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수역의 사계절 수온을 극복할 수 있는 경제성 높은 산업화 해조류의 육종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국내 연안의 해조류 양식 가능량을 검토하고 대량 양식 기법을 확립하며 외해로 양식어장의 확장 가능성을 분석하여야 한다. 또한 대량 양식된 해조류의 회수를 자동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해조류 양식 방식을 기존의 노동집약적이고 전통적인 양식에서 연근해 및 외해에서도 가능하도록 부류식 등의 최첨단 양식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야 한다.

넷째, 해조류 식용과 분리하여 바이오산업용으로 해조류 양식장을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즉 기존의 연안에서는 식용 해조류를 양식함으로써 종래의 해조류 수급을 안정시키고, 이와 별도로 바이오산업용 해조류를 외해에서 생산하도록 적지 조사, 부류식 양식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적지 양식장을 개발해 나간다. 아울러 산업화 해조류의 성장률이 높은 양식 적지로 알려져 있는 동남아, 아프리카 등 해외의 해조류 양식어장을 적극적으로 개발, 확대해 나간다.

다섯째, 현행 우리나라 양식관련법은 연안에서의 양식을 위한 법만을 규정하고 있고, 특히 양식어업권을 비롯한 면허어장의 60㏊ 보유 상한선이라는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해조류 바이오산업화를 위한 해조류 양식은 대규모가 되어야 하고, 가계노동 집약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대기업 나아가서는 글로벌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에 대한 법 정비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해조류 바이오산업이 짧은 기간 내에 체계적으로 육성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과 기술지원 등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클러스터화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향후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산업화가 이루어진다면,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해조류 대량 양식을 통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함으로 어민의 수익이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는 국가 에너지 자급율의 향상 및 에너지 다양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에너지 생산/수집, 연료 제조, 유통, 이용 등 각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 육성이나 고용창출, 산업 활동의 고부가가치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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