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은 시간만 나면 수시로 국내의 수산현장을 찾아 어업인들을 격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와 명태 어획쿼터 교섭을 벌이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 차관은 수협개혁과 관련, "지금 (수협을) 개혁하지 않으면 2~3년 안에 다 주저앉는다"면서 "개혁에 반발하는 것은 금융쓰나미가 덮치는데 예방주사를 놔주려는데 아프다고 도망가는 격이라며 (주사를) 맞기 싫어도 맞아야 된다"고 말했다. 하 차관은 러시아수역의 명태쿼터 추가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측이 너무 명태에만 집착하면 자원만 수탈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서 여유를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하 차관과의 대담 내용.

― 취임하신 지 130 여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성과가 있었던 점은 무엇이며, 아쉬웠던 점, 반성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 중심의 행정을 중시하여, 그동안 우리 어촌을 방문하여 어업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하여 애써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제1차  시도 수산정책협의회 를 부산에서 개최한데 이어 오는 30일에는 완도에서 2차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어촌지역을 방문하여 그곳의 현안을 청취하고, 가능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어업인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취임 초기 어선의 안전조업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어업지도단속공무원들을 만났으며 현재 이들에 대해 특별사법경찰수당 등 단속공무원 수당 신설하는 등 처우개선을 위한 관련법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수협개혁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신 수산정책 수립을 위한 10대 프로젝트 선정과 수산업선진화위원회 활동도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정책이 수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핵심과제들이다 보니 단시일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우리 수산업이 현재의 고착상태를 뛰어넘어 농림수산의 핵심적인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므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 신개념 수산업 '10대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를 구체화, 체계화하기 위한 신수산 수요포럼을 개최하는 등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데요, .
□ 수산관련 제도, 인프라 및 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수산업을 선진화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0대 프로젝트 를 선정하게 되었으며 신수산 수요포럼 을 개최하여 공론화 및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캔미팅(Can Meeting)을 통해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지난 3월 11일, 수산보조금 개편을 주제로 제1회 수요포럼을 개최하였는데 수산업의 변화에 대한 열망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해역별  어업조정제도 등 9개 프로젝트는 수요포럼을 완료하고, 캔 미팅 등을 구성하여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 17일에는 마지막 과제인 수산자원관리공사 설립 방안에 대해 수요포럼을 개최하였습니다. 10대 프로젝트 중 외해양식 활성화 등 5개 과제는 농어업선진화위원회의 핵심과제로 상정되어 심층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특히, '신수산정책 수립 워크숍' 등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잘 다듬어서 최종적으로  제3차 수산진흥종합대책 에 반영하여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 수산계에서는 10대 프로젝트는 획기적인 정책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나, 일부 과제는 실현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우리 수산업이 미래 녹색성장을 선도하고, 식품산업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강한 수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제도나 시스템으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제도와 시스템을 개혁하고, 선진화된 인프라의 구축이 선행되어야만 수산업의 획기적인 발전도 가능할 것이며, 우리가 목표로 하는 "수산물 수출 25억 달러 달성"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산발전 신개념 10대 프로젝트'는 이러한 제도와 시스템의 변화에 필수적인 핵심과제로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는 못하더라도 어업인을 비롯한 각 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하여, 광범위하게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하나씩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 시점에서 볼 때 실현성이 낮아 보이는 부분도 있을 것이나,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일단 시작해서 실현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건설적인 비판은 언제든지 적극 수용할 것이며. 이미 농수산대학 설립 등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수산전문인력 육성' 과제는 시급성과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수산자원관리공사' 설립 추진 프로젝트로 교체한 바 있습니다.

― 현재 정부가 수협개혁을 추진 중인데, 왜 수협을 개혁해야 하는지 개혁의 필요성(당위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중앙회는  '01년 공적자금 지원으로 인한 타 사업부문 및 회원조합 지원 제한 등 구조적 문제 및 취약한 경영기반 등으로 자생력 확보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일선수협도 경영부실에 따라 2003년부터 자금지원 및 강력한 자구노력으로 전반적으로 경영이 호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는 경영 여건 악화 등으로 경영정상화가 더딘 실정입니다. 아울러 최근 국내외 금융환경의 변화 및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고 협동조합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을 회복하여 어업인을 위한 건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경영구조 개편 등 선진화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협개혁위원회에서 건의한 선진화 방안을 반영한 수협법 개정안을 지난 4월 30일 국회에 제출하였으며, 오는 6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수협법 개정 외에 수협 인적쇄신 및 사업구조 개편 등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 수협 합동으로 선진화TF를 구성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앙회의 인적쇄신 및 조직개편은 물론 부실수협 구조조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하여 이행하고 있으며, 매주 TF회의를 통해 이행실적을 점검 평가하고 있습니다.

― 명태쿼터 1만 9천톤 추가확보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 러시아 수역의 명태쿼터 4만톤 확보를 위해서 지난해 12월 한 러 어업위원회부터 얼마 전 실무협상까지 수차례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협상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13개 조항 중 12개 조항은 이미 합의되었으나 협정의 발효조항에 대해서는 의견차로 최종 합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협정 발효시점에 대해 러시아측은 올해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우리측은 국내 비준절차 등 입법절차가 완료된 후 발효하자는 입장이 맞서 타결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제(6월15일) 이규형 주러시아대사와 안드레이 크라이니 러시아 수산청장간이 면담에서 러시아측은 우리측이 제안한 '국내절차 완료를 확인하는 최종 통고일부터 발효한다'로 수용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빠른 시일내 러시아측과 만나 협정에 대한 최종합의 및 2009년도 명태추가 쿼터를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측은 단순히 한해만 4만톤을 배정받는 것이 아니라 향후 계속해서 4만톤 이상을 확보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급변하는 러시아 수산정책의 동반자로서 양국의 이익을 동시에 도모하기 위해  극동지역에 조선소, 가공공장 등 수산관련 기업들의 진출에 대해서도 적극 협의 중입니다. 

― 해양환경업무 및 선박검사기술공단을 이관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합니다. 이에 대한 견해 및 구체적인 이관 추진방안은? 
□ 해양환경 정책은 어업인이 가장 큰 정책수요자이나 해양환경관리업무가 국토해양부로 이관되어 업무의 연관성 및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난번 우리 부 조직 개편시 해양  환경 업무를 종합 검토할 수 있도록 자원환경과를 신설하였습니다. 어장환경 관리체제 구축을 위해 '어장관리법'을 개정하고, 국토해양부가 관리하는 업무 중 수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는 어업인의 이해가 제도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관련된 해양업무가 우리부로 이관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앞으로 어선검사 업무의 우리 부 관장에 따라 선박안전기술공단의 검사대행 및 지도 감독 관련 합리적인 운영과 이관 방안을 검토 추진하겠습니다.

― 어업인들에 대한 당부 및 격려의 말씀해 주십시오.
□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어업자원이 감소하는 등 국내외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우리 어업인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므로 우리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로 전환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어업인을 '섬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정부를 믿어주고 협조해 주시기 바라며, 또 언제든지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기탄없이 해 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 어업인들도 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므로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경주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담-한상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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