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전 세계 대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양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수과원이 지난 8년간 실시한 우리나라 해역의 해양산성화 모니터링 결과에서 확인됐다.

수과원의 해양산성화 조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반도 전 해역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추적 연구로 과거 단편적인 연구로는 알기 어려웠던 장기 변화 경향과 공간적·계절적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수과원은 지난 2015년부터 포항공과대학교와 함께 매년 3∼4회 우리나라 전 해역의 표층∼심층까지 수소이온농도(pH), 이산화탄소 분압, 총용존무기탄소, 총알칼리도, 탄산칼슘 포화도 등 해양산성화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조사하고 있다.

정선해양관측 조사를 이용해 우리나라 전 해역에 걸쳐 연간 83개 정점, 900∼1,100여개의 수층별 해수를 채집하여 해양산성화 요소를 분석했다.

8년간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해역의 해양산성화 경향은 전 지구 대양 및 인접국가의 해양산성화 진행 속도와 비슷했고, 우리 해역 산성화 요소의 계절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리나라 해역 표층수의 pH는 매 10년 단위로 0.019 정도 감소했다. 이러한 수치는 IPCC*에서 발표한 전 지구 대양 표층의 해양산성화 경향(매 10년 단위 0.017~0.027 감소) 및 일본 기상청에 의한 일본 연근해의 해양산성화 경향(매 10년 단위 0.016~0.023 감소)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전 세계 대양 및 일본 연근해에 비해 우리 해역 산성화 요소의 계절 변동성은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여름철 고수온과 겨울철 저수온의 잦은 발생과 같은 이상기후에 따른 우리 해역의 물리적 영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 해역의 해양산성화 관측자료는 전 지구 해양산성화 자료 네트워크(GOA-ON)에 제공해 전 지구적 해양산성화 변화 파악에 공동 참여하고, 우리나라의 해양과학 역량을 알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양은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중 약 25%를 흡수하는 기후조절자 역할을 하고 있다.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해수와 결합하여 물고기 뼈나 조개 껍데기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탄산이온을 소모하므로 해양생물의 생존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해양산성화는 먹이사슬 전반에 걸쳐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서식지 환경 악화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유발해 해양온난화, 해수면 상승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의 주요 위험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수과원은 우리 해역의 산성화 경향이 향후 수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해 ‘해양산성화가 수산생물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해양산성화 현상은 패류, 갑각류, 어류 등 다양한 수산생물은 물론 해양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주는 중대한 위협 요소”라며, “우리나라 해역에 대한 지속적인 해양산성화 모니터링을 추진하는 동시에 관련 학계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해양산성화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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