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주목을 받아 온 블록체인기술은 이제 산업 전반의 적용가능성을 선보이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거래비용 감소, 데이터 위ㆍ변조 방지, 거래 기록의 신속한 추적 등을 특징으로 하는 블록체인기술은 단순 거래 및 지급의 수단으로 활용됐던 ‘blockchain 1.0’ 시기를 지나, 스마트 계약을 선보인 ‘blockchain 2.0’, 그리고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blockchain 3.0’ 시기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블록체인기술은 2019년부터 정부 주도의 시범사업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로 적용ㆍ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금융, 의료, 콘텐츠, 공공, 물류ㆍ유통 및 에너지 등의 산업 분야에서 동 기술의 도입ㆍ적용 시범사업 계획이 마련돼 있고, 수산분야 또한 2018년 말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어묵산업 발전방안’을 통해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한 어묵 품질관리체계 구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18년 해양수산부의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한 어묵 품질관리체계 구축 추진사업을 시작으로 완도산 양식전복 등 지역특화 수산물 이력정보 관리 등에 블록체인기술 적용이 확대될 전망인 가운데 수산분야 전 분야에 대한 블록체인기술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산분야에 블록체인기술이 도입될 경우, 정보생성 및 정보제공의 연속성 부족,정보연계와 통합 부족 등 정보관리 체계의 문제점들을 정부 및 유관기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보의 현시성과 정시성을 실현한다면 블록체인기술은 수산물(식품)의 생산ㆍ가공, 유통, 소비 및 공공 부문 등 현안과 관련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고동훈 연구원은 ’수산분야 블록체인기술 도입에 관한 인식도 연구‘ 논문에서 수산분야 블록체인기술 도입은 우선, 생산ㆍ가공 부문의 경우, 블록체인기술은 수산물(식품)의 정보 관리 및 신뢰성 향상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록체인기술의 활용 시 관련 수산물(식품) 업체가 원료의 수급 및 생산ㆍ가공에 대한 제반 정보를 관리하는 데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업체가 제공하는 국내외 수산물 이력·인증 관련 정보의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더 나아가 업체의 해외 수산물 수출시장 판로 확대 및 수출 경쟁력 향상, 그리고 전 세계적 현안이 되고 있는 IUU 어업을 방지ㆍ예방하는 데 있어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통 부문의 경우, 블록체인기술은 안전 수산물(식품)의 수요 충족 및 업체 간 기술 경쟁 우위를 위해 그 필요성이 예상된다.

블록체인기술은 안전한 수산물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고, 최근 떠오르고 있는 온ㆍ오프라인 거대 유통업체 간 최첨단 기술 경쟁에 있어 또 하나의 기술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소비 부문의 경우, 블록체인기술은 수산물(식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 정보에 신뢰성을 부여함으로써 관련 업계 전반에 연쇄적 파급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블록체인기술은 품질 및 안전 정보를 중요시하는 개별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소비자를 고객으로 상대해야 하는 음식점 등의 요식업체들이 블록체인기술을 통해 증명한 안전한 수산물의 원료 수급을 통해 업체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에도 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공 부문의 경우, 블록체인기술은 수산물(식품) 관련 안전사고 발생 시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 급식 수산물에 대한 안전사고 발생 시 블록체인기술은 동 수산물의 대한 이력을 신속히 추적해 사고 발생의 원인 또는 지역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세분화ㆍ단편화돼 있는 정부의 수산물(식품) 관련 정보관리 체계에 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산식품 정보의 연속성 구축에 기여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수산분야와 연계한 블록체인기술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신산업 및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블록체인기술은 타 기술과의 융ㆍ복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수산물(식품)의 실시간 저온 유통체계 구축 및 스마트계약에 의한 거래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패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수산물(식품)의 경우, 사물인터넷과 연계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수산물(식품)의 관리정보를 신속히 전송함으로써 실시간 저온 유통체계를 구축시켜 나갈 수 있다. 더 나아가 블록체인기술을 통한 수산물(식품) 정보의 신뢰성은 생산업자, 유통업자, 소비자 간 상호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 계약을 통한 거래 비용의 절감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동훈 연구원은 “정부 관계자들의 블록체인기술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고 기술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면서 “삼성SDS에서 수산분야 블록체인기술을 개발해 놓은 상태이므로 예산(건당 20억∼30억원 정도)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곧바로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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