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리비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경남 고성(70%)과 통영지역(25%)의 양식 어민들이 코로나19로 판로를 잃고 가격 하락까지 겹쳐 한 해 소득에 큰 타격을 입었다.

고성군수협 관계자는 “4월까지 생산하는 가리비가 올해는 어황이 좋지 않아 3월 초에 생산을 끝냈다”고 밝히고 "지난 여름 빈산소 수괴(용존 산소가 적은 물 덩어리) 현상으로 어황이 좋지 않았다"며 "보통 갑장(껍데기 길이) 5㎝ 이상을 상품으로 취급하는데 지난해는 상품이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판로를 잃은 데다 가격도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개최 예정이던 고성가리비 축제도 취소된 데다 현장 판매 위주로 이뤄지는 수산물 특성상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리비생산자협회가 특정 단가를 정해 판매하는데, 지난해 10㎏ 기준 도매가 4만7000원이던 것이 올해는 4만 원에 팔리고 있다.

고성군수협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하지만 최근 군납 계약을 한 것이 그나마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외형만으로는 국산과 분간하기 어려운 수입 가리비 때문에 가격 방어가 안 됐다는 어민들의 호소도 있다. 한 가리비 양식 어민은 "싼 일본, 중국산 가리비 판매로 전체적인 가리비 가격 인하가 이뤄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조개류 양식업계는 3월 들어 남해안에 패류독소 발생이 잦아 더욱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패류독소는 매년 3월부터 남해연안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해수 온도가 15~17℃일 때 최고치를 나타내다가 18℃ 이상으로 상승하는 6월 중순부터 자연 소멸한다. 독소가 있는 패류를 섭취하면 근육 마비, 기억상실, 설사, 복통 등을 앓는다.

한 가리비 양식어민은 “가리비 생산량은 느는데 판로 확보가 되지 않으면 가격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생물 판매는 정해진 시기에 팔지 못하면 결국 다 내다 버려야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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