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어해도」는 물고기와 게를 주제로 여 화선지에 수묵의 짙고 연한 효과를 써서 그린 수묵화를 말하고 있다. 예전에 미술작품에서 나타난 물속의 물고기를 많이 표현했고 공예품속에서도 장식용품으로 물고기를 장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옛날 사람들은 물고기에 대한 상징적인 사랑으로 가족의 화목과 풍족함을 기원하는 뜻으로 미술작품과 공예품에 표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어해도 또는 어락도는 물속에 사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와 갑각류인 게, 가재들을 그린 그림을 말하고 있지만 그림 속의 물고기는 잉어, 숭어, 방어, 붕어, 홍어, 메기, 송사리이고 게, 새우, 거북, 조개들이 해초 또는 수초사이에 놀고 있는 그림을 그렸다.

그림 속의 물고기를 나열해 보면 민물고기와 바닷고기가 뒤섞여 같이 살고 있는 모순도 있지만 그러나 옛날 사람들은 한결같이 어해도를 보면서 물고기와 관련된 교훈을 기억하게 하고 물속에 세상처럼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연꽃을 두고 헤엄치는 잉어를 그린 어해도는 집안이 화목하고 즐거움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포현한 것이라 했다. 민화에서도 잉어 그림이 많이 있지만 과거급제와 장수 그리고 자손의 번성을 의미하고 있다.

사람들은 물속에 사는 여러 종류의 생물처럼 자유롭고 평화스런 모습을 미술 작품에 표현하여 담고 있다. 이런 작품에는 물고기처럼 역시 자손과 집안의 화목을 바라는 마음이라 했다. 공예품속에서는 물고기 표현도 밤낮으로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항상 주위를 살피고 경계할 수 있는 뜻으로 그리고 있다. 쌀뒤주에 물고기 모양의 자물통을 달거나 장농의 문이나 서랍에 물고기 모양의 손잡이를 다는 풍습도 미술작품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또한 불교 사찰에서 때를 알리는 기구에 목어도 물고기 모양이며 목탁, 처마 끝의 풍경까지도 그러하며 목어는 나무를 깎아 잉어모양으로 만들고 뱃속을 파서 바람에 흔들리도록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 또한 물고기처럼 졸지 말고 항상 깨어 있어 꾸준히 불법과 수도에 정진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커다란 집게발을 자랑하는 가재도 생김새가 독특하여 여러 생활용품에 장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고서에 살펴보면 1962년의 「한국고적도보」 회화편에 단원의 「해탐노화도」에 참게와 신사임당의 「지리도」에 쏘가리, 박기준의 물고기와 게 그림, 조정규의 참게, 쏘가리 그림 2종류가 전부인 것을 보면 상징적으로 잉어, 참게, 쏘가리인 민물고기를 선호하여 그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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