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생산 시즌에 돌입한 남해안 굴 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굴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초매식 이후 생굴 산지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3일엔 10kg들이 1상자 평균가격이 12만 8000원을 기록했고 최고가는 14만 8000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일주일째 평균 10만 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수협 위판장 개장 이후 10월 위판가격으론 역대 최고가다. 평년보다 가격이 좋았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40% 이상 급등한 수치다.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요인은 수급 불안이다. 코로나19 악재에도 제철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특히 해양수산부가 기획한 ‘대한민국 찐 수산대전’이 소비자 반응을 끌어내는 데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수부와 전국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전통시장이 손잡고 수산물 구매할 경우, 20%(1인당 최대 1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특별전이다. 할인 비용을 해수부가 부담해 판매자에게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굴수협 관계자는 “판매점 자체 이벤트까지 더하면 소비자는 최대 50%까지 할인 받는다”며 “이를 통한 소비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이 문제다. 지난 여름 경남지역 해상 양식장은 빈산소수괴 현상으로 초토화됐다. 진해만 일대 양식장(2229ha)의 절반이 넘는 1225ha에서 떼죽음 피해가 발생했다. 공식 집계된 피해 규모만 941건, 101억 5600만 원 상당. 이 중 절반 이상이 굴 양식장이다. 경남지역 전체 굴 양식장을 놓고 보면 20%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 입식해 해를 넘긴 2년생 ‘월하굴’ 대량 폐사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하다. 월하굴은 알맹이가 커 시즌 초반 물량을 담당한다. 올해 초 입식한 1년생 굴이 성장하는 동안 부족한 공급량을 채워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굴수협은 10월 15일로 예정했던 초매식을 일주일 연기했는데도 공급난은 계속되고 있다. 가공업계 관계자는 “폐사 피해가 커 아직 출하 개시도 못한 작업장이 많다”고 전했다.

가격 상승에 따른 역풍 우려도 크다. 김장 스트레스’ 탓에 직접 김치를 담그는 가정은 해마다 줄고 있다. 게다가 올해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배추를 비롯한 각종 김장재료 값이 부쩍 오른 탓에 비싼 굴은 외면받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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