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생선회가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생선을 많이 먹는 민족이 무병장수한다고 최근에 이르러 육식은 적게, 생선은 많이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여름철애는 민어 같은 특별한 생선 외는 생선회를 먹는다는 것이 조금은 달갑지 않은 느낌이 있다. 이제 청명한 가을을 맞아 한동안 잊었던 생선회를 찾아서 즐기고 그 역사도 살펴보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선회는 조선 중기 광해군 때 유몽인이 지은「어유야담」에 보면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사 10만 명이 우리나라에 주둔할 때 조선사람들이 생선회를 먹는 것을 보고 대단히 비아냥거리고 더럽게 여겼다.

그것을 본 우리나라 선비가 회는 가늘게 써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중국에서도 생선회를 먹었다는 공자의 의식주를 묘사한「향당제십」에 잘 기록이 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1399년 무로마찌 시대 교토의 한 신관의 일기 속에 생선회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 있다고 한다. 생선회를 즐기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으로 그외는 그렇게 많지 않으나 최근에는 수산물이 건강식이라는 개념으로 점차적으로 늘어난다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생선회는 싱싱한 활어상태를 선호하지만 일본은 숙성된 상태를 선호하는 편으로 약간에 차이는 있다.

우리가 생선회를 먹는 방법과 순서는 실천하기 어렵지만 알고 있으면 그만큼 생선회를 맛있게 먹는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선은 살 색깔이 백색(흰색)인 것은 돔, 넙치, 농어, 우럭이 있고 적색(붉은색)인 것은 방어, 참치, 전어로 구분하고 있다. 백색 생선은 콜라겐 함량이 많아서 적색 생선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담백해서 고급횟감으로 취급되지만 반대로 적색 생선은 불포화지방산과 엑스분 함량이 많아 맛은 있지만 진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므로 생선회를 먹는 순서는 맛이 담백한 백색생선을 먼저 먹는 것이 생선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반대로 먹으면 진한 적색 생선 맛이 입안에 남아있어 백색 생선의 고유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달콤한 사탕 같은 진한 것을 먼저 먹으면 그 뒤에 먹는 음식맛은 느낄 수 없는 이치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생선회는 참치 뱃살처럼 입안에 살살 녹는 연한 맛이 있는가 하면 가자미류의 넙치와 도다리는 날갯살이 오돌거리고 유별나게 맛이 있듯이 생선회도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 생선을 동결시키면 생선회의 쫄깃한 맛이 떨어져 육질이 퍼석 퍼석 변해버린다. 아무튼 생선회는 싱싱해야 제맛이 나는 것 같다. 청명하고 멋진 가을 하늘에 코로나 놈 때문에 생선회를 찾아서 밖으로 나설 수 있을는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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