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행장추천위원회에 정부 측 행장추천위원들과 수협중앙회 측 위원들 간 기싸움이 심상치 않는 등 시작부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수협은행은 오는 10월 24일로 임기가 종료되는 이동빈 수협은행장의 후임을 놓고 지난 11일 행장추천위원회를 개최했으나 행장추천위원 간 이견으로 결론 없이 끝났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겸 행장추천위원들과 수협중앙회에서 추천한 2명의 행장추천위원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행장 추천은 행추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행장추천위원들은 첫 회의부터 행장추천위원장 자리를 두고 맞붙었다. 정부 측 위원들이 위원장을 맡겠다고 하자 수협중앙회 측 위원들은 관례상 수협중앙회 측 위원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장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변경한 것이 위원들 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

앞서 수협은행은 은행장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열린 규정이었던 연임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내부규범’ 일부를 개정하고 지난 7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10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인가받았다.

이번 개정으로 차기 수협은행장은 첫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연임이 가능해졌다.

개정 과정에서 임기 단축을 반대했던 정부 측 위원들은 임기 단축 안건에서 한 발 물러선 대신 행장추천위원장을 맡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수협중앙회 측 위원들은 ‘관례’를 들어 난색을 표한 것이다.

양측 위원들이 행장 임기 단축, 행장추천위원장 등을 놓고 잇따라 부딪치면서 일각에서는 행추위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자칫 3년 전 6개월 간의 행장 공석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양측 위원들이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 이견을 보이면서 재공모를 내는 등 행장 선임 절차 진행이 지연돼 행장이 6개월간 공석이 됐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협은행 관계자는 “지난 11일 열린 행추위 첫 회의는 행장추천위원들의 상견례 자리였다”면서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방법을 정하는 등 본격적인 행추위 활동은 17일 두 번째 행추위 회의에서 시작될 것”이라면서 “행장 임기 단축 등 사안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와 금융위원회의 빠른 인가가 있었던 만큼 정부와 중앙회 간 갈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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