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산삼'이라 불리며 최고의 보양식으로 칭송받았던 전복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마저 줄어 양식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완도군을 비롯한 전국의 전복 출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복 양식면허 소지자가 늘고, 최근 들어 태풍이나 적조로 인한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기상 호조 덕분이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코로나 재난지원금과 소비촉진 행사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전국 전복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6.7%(43톤)나 상승했다.

전복 출하량은 매년 늘고 있지만, 소비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선물 수요가 준데다, 복잡한 유통구조 등으로 산지보다 크게 비싼 구입가격에 소비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전복 양식업자들은 일본 수출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의 무역규제로 예전만 못한 수준이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 전반적인 긴축재정 기조로 선물용 전복의 주요 소비처였던 기업, 자영업자들의 주문도 크게 줄었다.

전복 양식어민들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관공서 등지에선 5만원 이상 선물이 전면 금지돼 고가의 선물용 전복세트는 민간에서 많이 소비됐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나빠져 선물 수요조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예년과 같은 수입은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만 해도 추석 한달 전부터 선물용 전복 주문이 쇄도했으나 현재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어민들의 설명이다.

현재 전복은 완도군 특산물 쇼핑몰인 '완도군이숍' 기준 활 전복 1㎏당 12∼13미 3만7000원, 15∼16미 3만4000원, 18∼20미 3만2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최저가를 찍었던 지난 2018년에 비해 30%가량 회복된 것이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가격이다.

한 양식어민은 "조금 나아질까 싶으면 하나가 터지고…. 이 상황이 반복만 되고 있으니 그저 답답하다"며 "올해 초보다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제자리를 찾으려면 한참 남았다. 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면 폐업하는 양식업자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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