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남 통영시·거제시·고성군 어민들이 청정해역인 통영 앞바다를 선박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지 말라며 해상시위를 했다.

거제어업피해대책위원회, 고성어업피해대책위원회, 안정국가공단환경대책위원회, 진해만굴어업피해대책위원회, 통영어업피해대책위원회,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 6개 단체는 31일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안정산단) 앞 해상에서 불탄 일본 차 하역, 울산에서 폭발한 석유제품운반선 입항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어선 20여척이 해상시위에 동참했다.

6개 단체는 폭발한 석유제품운반선이 안정산단에 들어오는 것을 불허하고 폭발 석유제품운반선 평형수(배가 균형을 유지하려고 선체 탱크에 넣었다 빼내는 바닷물)가 유독물질에 오염됐는지 등을 조사해 공개하라고 해양수산부에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또 불탄 일본 자동차 운반선 하역장을 공개하고 민관합동 모니터링을 하라고 환경부에 촉구했다.

안정산단은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가야중공업 등 조선소와 선박 블록 제작업체들이 밀집한 곳이다. 안정산단 앞바다는 공단이 들어서기 전부터 청정해역으로 유명한 곳으로 양식장이 밀집해 있다.

지난해 6월 초 자동차 운반선 '신세리티 에이스' 호가 안정산단 조선소 안벽에 정박했다.

이 배는 2018년 12월 자동차 3천800여대를 싣고 일본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가다 불이 나 선원 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적재한 자동차 3천여대도 불에 탔다.

국내 한 업체가 사고 후 중고선박 매물시장에 나온 이 선박을 사들여 재활용하겠다며 국내로 들여오려 했다.

그러나 불탄 타이어, 부동액, 배터리 등 국가 간 이동이 엄격히 금지된 폐기물이 다량으로 실린 이 선박은 정식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해 바다를 떠돌다 예인선 기름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안정산단 조선소 안벽에 정박했다.

이 화물선을 인수한 선주 측은 불탄 차를 배에서 내린 후 배를 수리해 다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는 이 배가 정박한 후 1년이 지난 지난달에야 이 자동차 운반선에 실린 폐기물 반입을 허가했다.

최근 통관 절차까지 마치자 선주 측은 불탄 승용차 하역을 시작했다.

신세리티 에이스호 외에 지난해 9월 울산 염포부두에 정박 중 폭발해 17명이 다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가 안정산단에 입항해 성동조선해양에서 선박 해체와 폐기물 하역을 하려 한다는 소식이 최근 어민들에게 알려졌다.

이 배는 해양수산부가 기항 허가만 하면 바로 입항이 가능하다.

어민들은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 스티렌 모노머(SM) 등 다량의 유해 화학물질이 실려 있다며 입항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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