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시절 허먼 멜빌의 「백경」 영화를 보면서 잔잔한 감동의 영상으로 남아 있다.

모비딕이란 흰 향고래를 쫓아 대서양에서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으로 다시 태평양으로 향하는 험난한 먼 뱃길 자신의 한쪽다리를 앗아간 흰고래에게 작살을 명중시킨 뒤 바다밑으로 밧줄에 얽혀 끌려들어가는 그레고리 펙 선장. 팽팽한 긴장감으로 몰아넣는 고래잡이 명화다. 작가는 한때 고래잡이 선원이었지만 이 소설과 영화로 세계적인 유명 작가가 되었다. 2010년 미국인이 만든 「더코브」라는 고래 영화는 아카데미 다큐상을 받았다. 그 내용은 일본 와카야마현 타이찌(太地)마을이다.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바다 해안쪽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막혀있고 날카로운 철망까지 처 있다.

주민들은 접근을 막고 위협까지 하는 것은 돌고래 사냥을 보여주기 않기 위해서이다. 어부들은 어선을 타고 돌고래떼를 작은 해안으로 몰아 넣은 뒤 작살로 찍어 올린다. 운동장 서너 개 넓이의 바다가 순식간에 핏빛으로 물들었다. 화면 속에서 까지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던 수십수백마리의 돌고래는 허탈하게 물위로 꼬리를 흔들고 다시 잠잠해진다. 그 반대로 한 소년이 돌고래 한 마리를 노력 끝에 제 고향 바다로 탈출시켜 주는 눈물겨운 영화는 본 적이 있지만 끝내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고래는 물고기가 아니고 바다에 살지만 허파로 숨을 쉬고 새끼를 낳는 포유류지만 수산 생물이다. 고래는 모두 101종으로 알려지고 지구상에 제일큰 동물 대왕고래(흰수염고래)는 몸길이 30m(180톤)이다. 우리와 밀접한 귀신고래는 몸길이 15m(40톤)의 큰 고래지만 겁이 많아 포경선이 나타나면 귀신처럼 달아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귀신고래는 사할린 연안 동해 얕은 수심을 따라 내려와 11~12월에 울산 앞바다를 지나 따뜻한 남쪽에서 번식하고 4~5월에 다시 북상한다.

고래 중에 모성애와 부부금실이 강해 울산앞바다와 태평양 고래떼의 집단 회유지로 세계적인 고래 서식지 장생포 일대는 최고의 고래잡이 포구였다. 동해안을 회유하는 귀신고래는 멸종을 우려해서 천연 기념물 제126호로 지정하고 보호하고 있다.

이를 증명해주듯 울산 태화강 상류에 암각화 고래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절벽위에 선사시대 사람들이 그려놓은 수렵활동과 해양활동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세계적인 우리문화유산이다. 특히 다채로운 고개 그림이 생동감 있게 빼곡히 새겨져 있다. 1977년 방어진 앞바다에서 귀신고래 2마리를 관찰한 이래 자취를 감추고 한 번도 목격한바 없어 한때 귀신고래를 찾는데 현상금도 걸었다. 결국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는 상업을 목적으로 포경행위는 일체 금지시켜 놓은 상태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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