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해녀문화유산과를 해양산업과로 통합해 명칭을 해양해녀문화과로 운영하겠다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 예고하자 제주도 해녀들과 어업인들이 통폐합은 안 된다며 강력히 시정을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해녀와 어업인들이 제주도청에서 집회시위를 했다.

2016년 11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제주도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제주도는 2017년 7월 해녀문화 활성을 위한 전담부서의 필요성을 느끼며 해녀문화유산과를 만들었다.

그런데 3년 만에 지난 6월 19일 제주도는 코로나19 재정위기 속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아래 조직의 비대화와 '대국대과' 운영이란 기조 속에 해녀문화유산과를 해양산업과로 통합해 명칭을 해양해녀문화과로 운영하겠다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제주도 해녀들과 어업인들이 반발하면서 통폐합은 안 된다며 시정을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지난 6월 26일 제주도청에서 해녀와 어업인들이 집회시위를 했다.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어촌계장연합회(회장 이기철)과 제주도특별자치도 해녀협회(회장 강애심)주도로 열린 집회 참석자가 약1500명으로 역대 제주도청 집회시위 역사상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해녀들은 "해녀과를 살려내라"며 해녀문화유산과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기철 제주도어촌계장연합회 회장은 "해녀문화유산의 존재가치는 절대로 돈으로는 환산해서는 안되는 절대적인 가치가 있다"며 “전세계에서 유일한 제주해녀문화가 제주도 전 도민의 열화와 같은 응원과 많은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했는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전담부서를 3년 만에 페지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애심 제주도해녀협회 회장은 해녀과가 생긴지 겨우 3년인데 아무리 해녀과가 못하고 어설프라도 존치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회장은 "이럴 거면 처음부터 해녀과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며 “제주도가 예산이 모자라는 핑계로 제주도의 많은 부서 중 하필이면 우리 해녀들의 상징인 해녀과를 통폐합을 할 바엔 차라리 해녀 유네스코(등재)도 반납하라”며 성토했다.

이에 제주도의회 해녀문화과 소관부서인 도의원들이 수많은 해녀들의 집회시위에 놀란 나머지 집회현장에 나타나서 해녀들을 달래느라 혼쭐이 나기로 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여긴 제주도의회 농수축 위원회 고용호 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의회에서도 해녀분들 편에 서며 해녀유산과를 존치를 시키도록 노력 하겠다며 해녀들을 달랬다.

이어 집회가 끝나자 해녀와 어촌계 대표자들은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현대성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에게 해녀문화유산과의 존치를 요구하는 해녀 및 어촌계원등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하며 해녀들의 작업도구와 태왁 등을 반납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한편, 제주도는 논란이 일고 있는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7월중 제주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강 용 주 기자 / 제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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