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코로나 시국에 세월 가는 게 너무 무심해 한 음식점에서 동창생 몇이서 매월 모임을 갖기로 했다. 세월엔 장사가 없다고 한때 빛나던 재능들은 소용없다고 생각하니 슬픈 마음이 든다. 그 모임에서 한 친구가 요즈음 꽃게 철인데 꽃게 값이 너무 비싸다고 얘기하면서 꽃게는 옆으로 걷는다 하여 횡행공자란 말이 있지만 술을 먹였더니 꽃게가 술주정으로 똑바로 가더라는 것이다. 옆에 있는 친구가 꽃게에 어떻게 술을 먹이냐고 반문하니 꽃게를 술단지에 넣었다가 건져 올렸더니 똑바로 가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꽃게에 대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봄철이 되면 살이 오르고 알이 꽉 차서 인기가 많던 꽃게가 금년에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겨울잠을 자는 꽃게는 4월부터 산란을 위해 얕고 따뜻한 해안가로 이동하는데 서해안 어기는 4~6월까지 암꽃게, 가을철에는 9~11월까지는 주로 숫꽃게를 잡는다. 알을 배고 통통해지면서 별미 중에 별미라는 암꽃게는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해양 오염에 불법 조업 여파로 감소되고 있으며 어획량이 2017년 2,318톤에서 2018년엔 702톤까지 뚝 떨어졌다.

거기다 수온 변화와 중국어선이 불법 조업이 원인으로 더욱 값이 오르고 있다. 어선에서 들어 올린 닺자망(물속에 옆으로 친그물)이 텅텅 비어있다고 어부들은 일손을 놓고 있다면서 작년에 안 잡힌다고 최악이라 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안 잡히니 이것이 보통 일이겠는가.

그러고 보니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암꽃게가 kg당 50,000원대, 킹크랩이 43,000원 대게가 26,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니 단연 꽃게가 최고가이다. 전세계적으로 게는 약 45,000종 우리나라는 180종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꽃게, 대게, 참게가 유명하지만 킹크랩은 미국, 러시아, 일본, 노르웨이에서 주로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양에는 게를 살로만 요리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간장게장, 게찌게,게무침 등 다양한 요리를 하고 있다. 6월에 잡은 꽃게가 맛있는 이유는 7~8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오르고 게뚜껑에는 노란알과 내장이 가득차 있기때문이다. 산란기에 더 맛이 있지만 자원보호를 위하여 금어기로 설정해 놓고 있다. 게장도 6월 게로 담근 것을 최고로 치며 알찬 암게를 간장에 1주일 이상 푹 삭혀 밥과 같이 먹으면“밥도둑”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꽃게가 특징이 있다면 뒷다리 끝이 넓어서 부채 같다. 보통게는 잘 기어다니나 헤엄을 못 치지만 꽃게만은 유독 부채모양의 다리로 헤엄을 잘 친다. 꽃게는 보통 모래뻘 속에 숨어 지내다 밤이 되면 활발하게 먹이 활동을 하는 야행성이다. 꽃게란 이름도 가시처럼 뾰족(곶)하게 생긴 등딱지에서 곶과 게가 합쳐서 불리어졌다는 유래이다. 내년에는 풍족히 꽃게를 사먹을 수 있을 런지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