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가오리인지 홍어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바닷가 모래바닥에 뒤집어져 있다. 흑인 아이들 두서너 명이 뒤집어진 가오리의 배를 쿡쿡 누르니 손바닥만한 새끼가 한 마리씩 나오지 않는가. 흑인아이가 소리를 질렀다. “오마이갓”, “오마이갓” 하니 주변 흑인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새끼가 나오는 신기한 광경을 보고 있었다. 모두 4마리 새끼를 낳고 물속으로 밀어주니 가오리는 유유히 바닷가를 떠났다. 얼마 전 TV에 나오는 한 장면으로 어느 나라인지는 몰라도 영어권의 흑인 아이들이었다. 얼마 전 전해 들은 얘기가 문득 떠올랐다.

지인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시의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 투입되어 일하면서 휴일이면 근처 홍해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목격한 똑같은 광경을 보고 물속에서 가오리 새끼가 뚝뚝 떨어지는 신비한 광경을 보고 내게 물었던 기억이 있다. 당연히 물고기는 알을 낳는 것이 상식인데 놀랍게도 새끼를 낳는 연유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보기 어려운 광경을 보면서 신기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가오리 종류는 세계적으로 320여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21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중에 알을 낳는 종류는 홍어, 도랑가오리, 물가오리가 있고 새끼를 낳는 난태성은 노랑가오리, 전기가오리, 매가오리가 있고 그 외 망상어, 상어가 새끼를 낳고 있다.

난태생을 보면 암컷의 수정낭에 수컷 정자를 받아들여 저장하고 점차적으로 알이 성숙하면 배안에서 수정이 이루어지는 체내 수정으로 새끼를 낳게 되는 것이다. 가오리가 특징이 있다면 연골 어류에 입이 배 쪽에 붙어 있어 바닥에 있는 먹이만 먹을 수 있어 항상 바닥에 붙어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가오리과에서는 홍어를 제일로 치고 있으며 홍어에도 두 종류가 있는데 큰 홍어는 호남지방 흑산도에서 나는 특산물이고 또하나는 작은 홍어로 전국 연안에서 살고 있으며 호남지역과 서해안 지방에서는 지방 사투리로 ‘간재미’라고 부른다.

홍어와 가오리의 차이는 참홍어는 몸체가 마름모꼴로 주둥이 쪽이 뾰족하고 돌출되어 있는 반면 노란가오리는 가슴지느러미쪽 모서리가 둥글고 몸체가 5각형 또는 원형에 가깝다. 가오리와 홍어는 다른 생선과는 달리 삭혀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발효된 가오리를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가오리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 때문이다.

고서 자산어보(1814)에 보면 가오리 꼬리 사용에 재미있는 설명이 있다. 적이 침입하면 그 꼬리를 회오리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같이 이리저리 움직여서 방어를 하고 있으며 이는 가오리 등쪽에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가오리의 방어태세 때문인 것이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