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미역에서 추출한 알긴산을 활용해 쉽고 정확하게 암 조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수술용 근적외선 형광 표지자가 개발돼 동물 대상 효능시험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알긴산은 미역, 다시마 등과 같은 해조류에 들어있는 점액질의 다당류로, 생체 적합성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어 의료용 소재로 활용된다.

표지자는 수술 1~3일 전에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절제할 종양 등의 위치를 표시하는데 사용되는 염료나 장치를 말한다.

국립암센터 최용두 박사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한국광기술원, 국립암센터)은 해양수산부 연구개발(R&D) 사업인 ‘해양소재 기반 근적외선 조영물질 및 영상진단기기 개발사업(2017~2021)‘을 통해 이러한 성과를 이뤄냈다.

최근 각종 의료분야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는 복강경 수술의 경우, 형광염료를 사용해 위장 등에 발생한 종양의 위치를 미리 표시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사용 중인 형광염료는 번짐 현상이 있고, 24시간 이후에는 형광 신호를 검출할 수 없어 병변 확인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복강경은 배에 0.5∼1.5cm 크기의 작은 구멍을 내 수술기구 등을 넣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로 절제 부위를 줄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회복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미역 등 갈조류에서 추출한 알긴산의 생체 적합성이 높고 젤을 만드는 능력이 뛰어남에 착안해 이를 활용한 새로운 수술용 형광 표지자를 개발하고 돼지를 대상으로 효능시험을 실시한 결과, 새로 개발한 형광 표지자는 번짐이나 손실이 없고 주입 후 72시간이 지난 후에도 병변의 위치를 나타내는 형광신호가 검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수술용 형광 표지자는 암 조직의 위치를 나타내는 형광신호의 지속성과 정확성 측면에서 기존 염료의 단점을 대폭 개선하여 수술의 정밀성을 높이고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의학영상 분야 권위지인 3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발간(3. 30. 온라인판) 됐다. 연구팀은 향후 5년 이내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과 함께 임상시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미역에서 뽑아낸 알긴산을 통해 개발한 수술용 근적외선 형광 표지자를 돼지에 실험하고 있는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