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인신문
칼럼김민종 칼럼
불의에 굽히지 않았던 ‘굴비’김 민 종 전 수산경제연구원장
수산인신문  |  webmaster@isusani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3.06  19:00:4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굴비는 조기(참조기, 수조기, 부세 등)로 만든다. 조기라는 명칭은 <화음방언자의해, 華音方言字義解>에 의하면 중국어의 종어(鯼魚)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를 급하게 발음하면서 조기로 변하였다고 전한다. 우리는 머리에 돌이 있다 하여 석수어(石首魚)라고 부른다. 조기는 사람의 기(氣)를 돕는 생선이라 하여 ‘조기(助氣)’라고 쓰고 있다. 주자학의 ‘이기설(理氣說)’에 기(氣)가 만물의 요소인데 지구상의 수많은 어류 가운데 유독 조기만이 기를 돋우는 생선이라고 주장한다. <훈몽자회, 訓蒙字會>에는 종(鯼)자를 ‘조기 종’이라 하고, <송남잡지, 松男雜識고>에도 머리에 돌이 있으므로 석수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고금석림, 古今釋林>에도 석수어의 속명이 ‘조기(助氣)인데 사람의 ’기’를 돋운다고 했다. 또한 조기를 ’천지어(天知魚)라고도 하였는데 조기가 하늘의 뜻을 아는 생선이라는 데서 붙인 이름이라고 풀이한다. 이 외에도 황화어(黃花魚)라고도 불렸다. <자산어보, 玆山魚譜>에는 석수어에 속하는 어류로서 대면(大鮸), 속명 애우질(艾羽叱), 면어(鮸魚), 속명 민어(民魚), 추수어(蝤水魚), 속명 조기(曹機)라고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추수어 중 조금 큰 것을 보구치(甫仇峙), 조금 작은 것을 반애(盤厓), 가장 작은 것을 황석어(黃石魚)로 분류했다. <난호어목지, 蘭湖漁牧志>에는 석수어를 한글로 ‘조긔’라 하고, 몸 전체가 황백색이라고 하였는데 참조기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 말 인종(4년, 1126년) 때 세도를 부리던 척신(戚臣) 이자겸(李資謙)은 반대파가 꾸민 십팔자(十八子), 즉 이(李) 씨가 임금이 된다는 음모에 연루되어 정주(靜州-지금의 靈光)에 유배되었다. 당시 유배지에서 굴비에 맛을 들인 이자겸은 인종에게 진공(珍貢)할 때 ‘정주굴비(靜州屈非)’라는 네 글자를 써서 올렸다. 죄가 없으므로 불의에 굴하지 않고 유배지에서 태연하게 살고 있다고 한 것이다. 그는 그 곳에서 굴비를 먹어보고는 그 맛을 모르고 개경(開京)에 살았던 것을 후회하였다는 일화도 전한다. 이것이 오늘날 굴비라는 명칭의 유래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생선을 짚으로 엮어 매달면 물고기가 구부러지는데 그 모양 ‘굽었다’를 뜻하는 고어, 구비(仇非)에서 굴비라는 말이 나왔다는 설도 있다. 또한 조기는 네 가지 덕을 갖춘 생선이라고 한다. 이동(回遊)할 때를 정확하게 아니 예(禮)를 갖췄고, 소금에 절여도 구부러지지 않으니 의(義)를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염(廉)과 더러운 곳에 가지 않는 치(恥)를 갖췄다고 했다. 조선시대 문헌에 구비석수어(仇非石首魚), 구을비석수(仇乙非石首) 등으로 기재되어 있는 모든 것이 굴비를 뜻한다. 조기어업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 <세종실록, 世宗實錄> 지리지에 의하면 전남 영광군의 기사에 ‘석수어는 군 서쪽의 파시평(波市坪)에서 난다.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때에 여러 곳의 어선들이 여기에 집결하여 그물로 잡는다. 관에서는 세금을 거두어 국용(國用)에 쓴다’고 했다. 황해도 해주목의 기사에서도 석수어는 주의 남쪽 연평평(延平坪)에서 난다고 하고 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함경도의 명태처럼 많이 잡힌다고 하여 ‘전라도 명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19세기 말에 일본에서 안강망이 전래되자 어획능률이 크게 향상되어 한 그물에 4∼5만 마리를 잡았고, 어망이 파손되는 경우도 허다했다고 한다. 참조기는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일본 등에서 볼 수 있는데 일본인들은 조기류를 거의 먹지 않는다. 반면 한국과 중국 사람들은 서로 취향이 달라 우리 국민은 참조기를, 중국인은 부세를 더 선호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형 어시장에서 부세를 중국 상인들이 싹쓸이 하여 부세 값이 치솟기도 한다. <증보산림경제, 增補山林經濟>에서도 소금에 절여 통째로 말린 것이 내장을 제거한 것보다 맛있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굴비를 지칭한다. 조기는 고온다습한 시기에 대량으로 어획되므로 그 보장법으로 굴비와 같은 염건품(鹽乾品)이 발달 했다. 옛날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잘 말린 굴비를 쭉쭉 찢어 고추장에 찍은 후 찬물에 만 보리밥에 얹어 먹으면 더위가 싹 가셨다. <승정원일기, 承政院日記>를 보면 영조 임금도 여름철 입맛을 잃을 때 굴비를 먹고 입맛을 찾았다고 적고 있다. 중국의 의학서인 <본초강목, 本草綱目>에 조기가 위를 열어 기운을 보탠다고 했는데 ‘개위(開胃)’는 입맛을 살려 준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동의보감, 東醫寶鑑>에도 소화를 돕는 등 비슷한 내용이 실려 있다. 반면 지금은 계절에 관계없이 4계절 아무 때나 먹는 음식이 되었다. 조기는 주로 기선저인망, 선망, 유자망, 안강망 등으로 잡는다. 과거에는 자원이 풍부하여 전라도 지방의 뱃노래에 ‘돈 실러 가자 칠산 바다로 돈 실러 가자’라는 노래까지 전해지고 있다. 조기(굴비)가 어류 중 가장 맛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자원의 감소로 값이 비싸 서민들이 즐기기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자원의 회복으로 다시 파시(波市)가 형성되어 옛날의 영광이 재현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수산인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수산분야 대출 6개월 만기 연장
2
“코로나19 확산으로 어촌경제 고사 직전”
3
해수부, 수산 ICT융합 지원사업 4개 과제 선정
4
해수부 관계자들의 분발 요구된다
5
수산 출신 의원 탄생 기대
6
“수산업계가 큰 고초를 겪고 있는데…”
7
aT, 코로나19 극복 동참하며 복지시설에 김치 전달
8
원격 선박검사·인증심사 한시적 인정
9
상어는 해양생태계의 바로미터다
10
해수부, 해양수산 창업기획자 4개사 선정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89-5 센츄리1차오피스텔 307호  |  대표전화 : 02-588-3091  |  팩스 : 02)588-3094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송이
Copyright © 2011 수산인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isusa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