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은 유난히 따뜻해 사람들의 겨울나기는 한결 수월했다. 그러나 김·미역·다시마 등 해조류에게는 매우 치명적이었다. 즉 올해 겨울철 수온이 평년보다 1∼2℃ 가량 높게 형성돼 해조류의 작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에 따라 2020년산 해조류 생산량은 연초 KMI에서 제시한 전망치인 7% 감소보다 훨씬 낮은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해조류 생산 감소는 어기 초 잦은 태풍과 겨울철 이상 기온이 가장 큰 요인이다. 김의 경우 일부지역에서 김 생장을 방해하는 경쟁생물인 김파래(보라털) 부착 피해가 있었고, 지난 2월 들어서는 피해지역이 확대됐다. 미역도 태풍과 높은 수온으로 인해 어기 초 싹녹음 발생과 다량의 이물질 부착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

특히 미역 생산량 감소는 전복 먹이용 공급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복의 경우 겨울철 높은 수온으로 오히려 먹이활동이 왕성했다. 그러나 전복 먹이용은 미역의 시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려 15% 이상 감소했다. 이에 이른 시기부터 전복 먹이용을 다시마로 대체하려는 양식 어가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다시마의 어기 초 작황도 여의치 않다. 결과적으로 미역뿐만 아니라 다시마까지 생산 차질이 예상되며, 전복 먹이용 부족이 우려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 현상이 명백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겨울철 이상 고온 피해는 향후에도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년의 경우 채묘 이후 수온 하강이 더디었고, 여느 때와 달리 높은 수온이 지속되면서 피해가 더 컸다. 이에 따라 해조류 수급관리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에 다음과 같이 네 가지의 정책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해조류 ‘채묘시기 조절과 안정적 생산시스템 구축’이다. 해조류는 채묘시기의 수온이 매 우 중요한 만큼 어가들의 기존 경험에 의존한 채묘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채묘시기를 공표하는 시스템 구축과 이를 실천할 협의체 구성 및 운영이 필요하다. 매년 관계기관에서는 수온 자료를 근거로 적정 채묘시기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고 있지 않는 것 이 현실이다. 따라서 일본과 같이 김 관계자들과 양식협의회를 구성해 어기 초 적정 채묘시 기를 공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김의 경우 육상채묘와 냉동망 보급 확대 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김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40여년 전 냉동망 보급을 시도했으나 아직까지 정착되지 못한 채 현재 일부지역에 국한돼 있다. 보다 안정적인 김 생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육상채묘와 함께 냉동망 보급 및 확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둘째, ‘수온 및 해역별 특성에 맞는 수산종자 개발과 보급’이다. 수산종자는 양식업의 근간이며, 사업 성패를 크게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고수온 및 저수온에도 잘 성장할 수 있는 종 자 개발과 보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김 양식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안산시에서 제공한 광온내성 방사무늬김의 품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자체 연구기관에서도 다양한 해조류의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어가들은 소득 위주의 다수 확 종자만을 선호하고 있어 보급 확대에는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해조류 양식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수산종자 개발 및 양식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셋째, ‘전복 먹이용 해조류의 연중 공급시스템 구축’이다. 미역과 다시마는 전복과 불가분의 관 계에 있는 만큼 전복 먹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조류 휴어기(8~10월)에 보다 안정적으로 먹이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저장시설 확보가 필요하다. 이는 해조류가 대량으로 생산되는 시기에 일부를 전복 먹이용으로 저장함으로써 먹이 공급난 문제를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중장기적으로는 전복 대체 먹이 개발을 위한 R&D와 이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마 수산관측 도입’이다. 모든 정책은 정확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수립돼야 하나, 다시마의 경우 김이나 미역과 달리 수산관측 대상품목이 아니므로 수급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다. 즉 다시마 생산량 중 상당량이 전복 먹이용으로 이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모니터링 부재로 정확한 수급상황을 진단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다시마는 식용 및 가공품 원료용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어 대상품목의 생산, 수출입, 소비 및 가격 등에 대한 수급정보를 수집․분석해 제공하는 ‘다시마 수산관측 도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품목별 관측정 보를 바탕으로 수급정책을 수립함으로서 식용뿐만 아니라 전복 먹이용 공급 안정화에도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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