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 전임 원장(수협 수산경제연구원)은 금년 들어 3번 째 칼럼집을 상재(上梓)했다. 그는 5년 전 희수를 맞아 「일흔일곱폭 구천동바다(2015)」, 두 번째로「구천동 바다는 왜 고래가 없는가(2017)」 그리고 금년 들어 「구천동 바다와 마지막 항해(2020)」이다. 3권 모두 표지는 갈매기가 날고 있는 푸른 바다로 똑같은 디자인이지만 제목은 다른 셈이다.

그리고 특징이 있다면 그의 고향 무주 구천동의 지명을 3권의 책 제목에 넣었다. 물론 구천동은 바다가 없는 이름난 산간 오지이지만 그는 바다와의 깊은 인연으로 고향 구천동을 바다로 형상화시켰다. 또한 「수구초심」이란 사자성어가 말해 주듯이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제가 살던 굴로 향한다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 구천동은 저자의 수구초심에서 우러나는 고향의 그리움과 애잔함이 묻어 있다.

바다가 있을 리 없지만 끝까지 그는 3권의 책에 바다를 인연으로 굳이 제목을 올린 것을 두고 고향 산천을 바다로 착시 현상으로 보면 안 될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글감을 찾아내고 글을 쓰는 일이라고 했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가 말했듯이 창작의 어려움을 설파한 적도 있지만 그만큼 어려움을 잘 견뎌내면서 8년 동안 3권의 책을 발간한 그의 의지를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다만 3권의 책을 발간 계기로 절필의 소신을 밝혔지만 많은 독자를 위하여 마지막 항해를 거두고 다시 출항의 키를 잡도록 기대해 본다. 다만 그의 칼럼이 많은 자료가 내포되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듯이 독자가 쉽게 편히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돌이켜보면 그의 실력대로 해수부(국장) 수협(수산경제연구원장) 시절 수산인신문 입장에서 원고 청탁을 의뢰해 보았지만 수산관련 많은 신문사를 두고 편파적으로 투고는 어렵다고 거절해 왔다. 그러나 퇴직 후에는 그 약속을 지킬 듯이 시작하더니 단숨에 줄기차게 글을 써 내려간다는 「일필휘지」 바로 그 자체였다. 마치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격언이었다. 또한 한국원양산업협회(상근부회장)를 그만 두자 또 할 일이 있다는 듯이 논문쓰기에 매진하면서 부산으로 왕래하는가 했더니 어느 사이에 수협중앙회 정만화 상무와 같은 해에 어렵다는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수산청 재직 초창기에도 영어 단어책을 손에서 놓지 않더니 해외수산관으로 떠나가는 의지와 집념의 사나이이고 분명히 미래 지향적인 삶을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의 책 서론이 말하듯이 동갑내기 반세기 동료로서 지켜보면서도 부러움을 사면서 수산인신문사가 출판기념회를 열어주고 수산계 지인들과 함께 건배사로 건필을 축하해 주었다. 이제 죽을 때까지 배우고 닦으라는 성현의 말씀을 귀담아 듣듯이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스스로 험난한 배움의 학구열을 불태우는 어쩌면 지적 활동에 정신적인 수련을 아직은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건강이 허락한다면 경쟁하듯 배우고 글을 쓰면서 남은 여생을 그렇게 그대로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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