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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보물 ‘재첩’김 민 종 전 수산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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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09  22: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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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蟾津江)은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을 낀 전북 진안의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200여Km를 굽이굽이 흘러 광양시 다압면과 하동군 화개면을 지나 광양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본래 두치강(豆置江), 모래가람, 모래내, 다사강(多沙江) 등으로 불렀다. 그러나 1385년 왜구가 섬진강 하구를 침입하였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었다 하여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하였다고 한다. 섬진강의 전체 유역 중 하동군에 속하는 영역은 작지만 가수 조영남의 ‘화개장터’ 와 섬진강 재첩이 하동의 특산물로 널리 알려지면서 섬진강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재첩이라는 표준어 외에 가막조개, 갱조개, 애기재첩, 재치, 개박조개, 다슬기라는 이칭도 있다. 특히 재첩을 하동 방언으로 ‘갱조개’라 부르는 것은 갱은 강(江)의 지역 방언이다. 재첩은 모래가 많은 진흙 바닥에 서식하는 민물조개(貝類)로 크기가 작다. 크기는 평균적으로 3cm 정도이나 1.5cm 이하는 금지체장으로 설정되어 있다. 재첩의 평균 수명은 약 2년 이내로 알려지고 있으나 7년까지 사는 경우도 있다. 재첩 채취는 썰물일 때 몸통을 감싸는 긴 장화를 신고 1m 가량의 ‘끌개’로 모래 바닥을 헤집거나 긁어서 잡는다. 그러나 부채 살 모양의 긁개가 달린 ‘거랭이’란 도구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산업적으로는 ‘행망’이라는 어구를 장착한 어선을 이용하여 다량으로 채취한다. 재첩은 대표적으로 낙동강과 섬진강의 기수지역에 서식하고 있으나 1987년 낙동강 하구 둑이 축조된 이후부터 자원이 급감하여 지금은 섬진강이 주산지가 되고 있다. 따라서 하동지역은 물론 전국의 식당에서 섬진강 재첩을 찾는 미식가들이 증가하자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중국산과 대만산(허씨앤, 河蜆) 등이 수입되고 있다. 그 결과 외국산 식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지산을 섞어 쓰는 식당도 있다고 한다. 오히려 특산품은 지천으로 공급되는 것보다 부족함에서 오는 귀함이 더욱 값질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국내산 재첩은 보통 1급수에서 자라지만 대만산은 식용은 가능하나 오염된 물에서도 번식력이 강하다고 한다.

재첩은 잡는 방법에 관계없이 소비자들에게 전해질 때까지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처야 한다. 잡아 올린 재첩에는 모래, 자갈과 빈 껍질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현장에서 1차적으로 일일이 조리나 체로 걸러내고 손으로 재차 골라야 한다. 2차적으로 가공공장에 도착한 재첩은 장시간 해감작업을 반복적으로 해야 모래 등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다. 이 후 재첩 살을 발라내는 작업도 재첩을 삶아서 떠오른 살을 수작업으로 건져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세척을 여러 번 한다. 삶아낸 육수도 여과장치를 통하여 불순물을 제거한다. 보통 관계자들은 5단계 작업을 거친다고 하는데 국내 다큐멘터리 ‘극한작업’에서 까지 다룰 정도의 까다로운 공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처 소비자에게 전달된 재첩은 국 한 그릇에 100여 마리의 재첩 살과 육수가 필요하다. 보기에는 조그맣고 볼품 없어도 단백질 함량이 100g당 12.5g으로 같은 양의 두부 9g보다 높다. 메티오닌과 타우린 등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재첩을 조개류의 보약으로 여겼다. 입추전의 재첩은 ‘간장약’이라 할 정도다. 따라서 재첩으로 만든 요리는 타우린이 담즙분비를 활발히 해서 간장 해독 및 숙취 제거, 황달에 효과가 높다(目黃). 보통 크기가 1/10밖에 되지 않는 바지락에 비해 영양가는 3배가 훨씬 넘는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약성으로 재첩은 다른 음식과 같이 먹어도 부작용이 없으며(無毒),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明目). 위장을 편하게 하고(開胃) 소변을 맑게 하여 당을 조절(消渴)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칼슘과 인의 구성비가 약 1대1로 되어 있어 칼슘 흡수율이 높아 악성빈혈을 다스리는데 효과적이다. 잡맛이 전혀 나지 않는 순수한 맛을 수 십 년 동안 지켜온 섬진강 재첩은 오장을 부드럽게 하고 기갈(飢渴)을 달래 준다고 해서 유명세를 더욱 타고 있다. 재첩 요리는 재첩국외에 재첩회, 재첩수제비, 재첩숙회, 재첩덮밥, 재첩전 등으로 다양하다. 재첩국에 정구지(부추)를 넣는 것은 재첩에 부족한 비타민 A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강바닥에서 작은 조개 속에 들어 있는 신비롭고 깊은 맛을 채굴하는 것이다. 재첩은 섬진강의 황금빛 보물이다. 재첩 잡이에 생계를 이어오고 아들, 딸의 대학 등록금이 여기에서 나왔다. 한 겨울을 제외하고 재첩 잡이에 뛰어든 아낙들은 수 십 년을 하루같이 오늘도 함지박을 띄워놓고 오순도순 둘러서서 허기진 배를 채우는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1일 국가 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재첩 잡이 손틀어업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면 하동·광양지역 및 섬진강 재첩의 브랜드 가치 향상 뿐 아니라 어촌주민의 소득 증대,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도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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