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어류양식수협이 지난해 수십억 원을 들여 수매 사업을 하고 산지폐기까지 했지만 넙치 가격 하락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수정란 줄이기 사업까지 했지만 다른 지역의 반발로 중단됐고 예산은 예산대로 다 쓴 상황이어서 양식업계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넙치 20만 마리를 키우고 있는 제주의 한 양식장에는 시장에 유통돼야 할 2kg 이상 넙치들이 아직 수조에 가득 차 있는데 넙치들은 계속 자라는데 팔리지 않으면서 5kg까지 자란 대형 넙치들이 3만 마리나 된다.

한 양식장 대표는 "판매돼야 할 크기의 고기들이 판매가 안 되고 해를 넘겨서 갖고 있다 보니 사료는 계속 들어가고, 수조는 차지하고, 어가들은 힘들어지는 거다. 전기세도 못 내는 어가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량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소비 부진이 계속되면서 양식장마다 다 큰 넙치를 팔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제주도와 어류양식수협은 지난해 50억 원을 들여 넙치 500톤을 사들였지만 가격 하락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양식장에서 거래되는 넙치 가격은 지난달 기준 1kg에 8천53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0년 만 4천원 대에서 10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대규모 수매사업에도 가격하락이 이어지자 어류양식수협은 수정란 단계에서 산지폐기를 추진했지만 다른 지역 양식업계의 반발로 한 달 만에 중단됐다.

김광익 제주어류양식수협 상임이사는 “육지부에서 직접 수정란을 생산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또 양식업체에 피해가 온다”면서 “처음 생산된 종묘들이 좋을 수가 없다. 수정란 수매사업을 작년 말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양식업계는 올해도 추가 수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난해 예산을 대부분 써 버린 데다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면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