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전남 고흥의 미역 가공공장을 둘러보고 그리고 소록도 작은 섬에 간 적이 있다. 처음에는 배를 타고 건넜지만 두 번째는 다리가 놓여져 있어 승용차로 들어갔는데 그리고 그곳에서 소중한 두 천사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인 마리안과 마카렛 간호사 수녀가 평생을 두고 봉사한 감동적이고 인간임을 초월한 순수한 두 영혼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느끼면서 「소록도에 하늘이 내린 두천사」의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두 천사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 서명이 100만명을 넘어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새해 1월에 노벨위원회에 공식 추천서를 제출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두 천사의 영광을 위한 마지막 보답은 있어야 도리라고 생각해 왔다. 이제 잊을 수 없는 두 할머니 수녀의 삶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로 했다.

오스트리아에 꽃다운 청춘 두 수녀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소록도를 찾아 그곳에서 병마와 싸우는 한센병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보면서 파란 눈의 천사는 43년간 할매가 될 때가지 봉사활동을 한 눈물겹고 기막힌 사실에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놀라워했다.

소록도 병원에서 두 간호사 수녀는 피고름이 나는 환자를 치료해 주고 몸과 마음을 바치면서 간호했다. 심지어 국내 의사와 간호사들조차 가까이 하기를 꺼렸지만 두 간호사 수녀는 항상 진료소 문을 열어놓고 언제든 환자를 맞이하고 맨손으로 피고름을 짜내고 밥도 함께 먹고 눈물도 함께 흘리는 진심으로 사람으로 대해주었다. 그렇게 20대에서 70대 할머니가 되기까지 삶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러나 평생 소록도에서 살면서 땅에 묻히고 싶다 했지만 본인들이 몸이 불편해지니 그제서야 2005년에 편지한통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버렸다. 나이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도리어 짐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40년 전에 들고 왔던 가방 하나씩 들고 말없이 그가 태어난 고국으로 떠나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들은 소식은 84세의 마카렛 수녀는 치매를 앓고 있어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있고 85세의 마리안 수녀는 소록도 병원 100주년을 맞아 큰손님으로 혼자 다녀갔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은 남을 위해 봉사하고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는 어느 위인 말씀대로 이역만리 낮선 땅에서 진정한 사랑을 전하고 인간미를 심어준 두 천사 할매는 가슴 아픈 삶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은 채 아직도 신선한 충격 속에 노벨평화상을 마지막으로 두 할매 천사에 새해에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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