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제주 인근에서 발생한 통영선적 장어잡이 어선 대성호 화재ㆍ침몰 사고에 이어 25일 군산시 비안도 인근 해상에서 김 양식장 관리선이, 26일에는 또 제주 인근에서 근해 장어 연승어선 창진호가 전복되는 등 일주일 사이 선박 사고가 3건이나 잇달아 발생했다.

대성호는 선원 12명 중 1명이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11명은 여전히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군산에서는 선원 5명 중 3명이 사망했거나 실종됐다. 창진호의 경우 선원 14명 대부분이 구조됐지만 일부 희생자가 발생했다.

대성호의 경우를 보면 조난신호발신장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 사고에 대비한 안전망이 여럿 있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조난신호발신장치나 V-PASS도 긴급 상황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 대성호의 선체 재질은 건조비가 저렴하고 가벼워 경제적이지만 충격이나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이다.

한편 창진호 전복사고 당시 선원들이 구명동의와 구명벌(구명뗏목)을 잘 활용하면서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해수부 고시상 구명벌 의무 구비 대상이 ‘배의 길이 20m 이상의 어선’으로 구분되면서 보다 작은 배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선박 입출항 관리, 긴급상황 매뉴얼, 선박 재질 등 해양 안전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우선 사고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하고 조사 결과 규정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 규정들을 다시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대성호 선원 12명 중 절반은 베트남인, 창진호 선원 14명 중 6명은 인도네시아인, 군산 김 양식장 관리선에서 구조된 2명은 러시아인이다. 실종자 수색, 피해자ㆍ유족에 대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고 사후 지원에서 외국인선원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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