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선적 대성호 화재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돼 수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고 일주일 만에 또다시 제주도 해상에서 통영 선적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오전 6시 5분께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87㎞ 해상에서 통영 선적 장어잡이 근해연승(주낙) 어선 창진호(24t·승선원 14명)가 침수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신고를 받은 서귀포해경은 함정과 구조정 등을 급파해 오전 9시 30분께 13명을 구조했으나 선장 황모(61·통영) 씨 등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해경에 따르면 창진호는 최초 "우현 물칸이 침수돼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후 인근에 있던 어선과 교신을 이어가던 창진호는 6시 40분께 "배가 넘어질 것 같다"는 대화를 끝으로 통신이 끊겼다. 그리고 7시 20분께 완전히 뒤집혔다.

해경은 5000t급 경비함과 공군 헬기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바다에서 표류하던 선원 7명과 구명정에 타고 있던 4명을 구조했다. 이어 전복된 선체에 매달려 있던 2명까지 구조했다. 하지만, 구조된 13명 중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선장 황 씨와 선원 강모(69·고성), 김모(60·제주) 씨는 제주지역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숨졌다.

현재 해경은 실종된 선원 최모(66·고성) 씨를 찾고자 헬기와 경비함정, 민간 어선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고 해역에는 초속 19m의 강한 바람과 4m의 파도가 일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진호는 지난 16일 전남 완도에서 조업준비를 마치고 출항해 마라도 먼바다에서 바닷장어(붕장어)를 잡은 뒤 26일 통영 동호항에 입항할 계획이었다.

배에는 선장 등 한국인 선원 8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6명 등 14명이 탔다. 인도네시아인 중에는 저체온증을 보이는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 선적 어선이 일주일 새 연이어 제주도 해상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자 통영시를 비롯해 수협 등에서는 안타까움과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 19일 발생한 대성호 화재로 시청 2청사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사고 수습과 실종자 가족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통영은 전국 최대 규모인 3600여 척의 배가 모여 있고, 많은 배가 어로에 나서다 보니 사고 확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성호에 이어 불과 며칠 사이 창진호 전복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시는 해양수산부에 어선 안전검사 강화와 선원 안전교육 등을 요청키로 했다.

강석주 시장은 "연이은 통영 선적 어선들의 사고로 안타깝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 선원 안전교육 요청은 물론 두 선박 실종자들이 하루속히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통영수협도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27일 수협 회의실에서 선주 등을 상대로 긴급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사고가 난 대성호와 창진호는 모두 근해연승어선으로, 매년 이맘때면 근해통발어선과 함께 바닷장어(붕장어) 어획을 위해 제주와 서해 먼바다로 수십 척이 조업에 나서고 있다. 근해연승어선은 통영수협 소속으로 19척이 있고, 통발수협 소속인 근해통발어선은 58척이 조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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