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의 어부사시사와 농암의 어부가는 배를 타고 노닐 때도 부를 수 있지만 어부들에 즐거운 노래를 선사하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 고산 윤선도는 조선 선비들 중에는 최초로 바다 문학을 열었던 분이다.

바다를 멀리하고 해양 천시 사상이 다분히 물들어 있던 전통의 조선 시대에 처음으로 해양문학에 접근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고산은 조선 중기 시인으로 당쟁으로 인하여 20년의 유배지, 19년의 은거 생활을 했던 자연 문학을 소재로 한 시조작가 중에 가장 탁월한 인물로 나타나고 있다. 그의 대표작 어부사시사는 그 가사 중에 봄을 노래한 「춘사」에서 안개 걷히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떠라 배떠라/ 밤물이 나가고 낮물이 밀려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 시조는 자연의 화합을 주제로 어부의 고달픔을 달래고 낭만적인 어촌생활과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면서 가무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는 65세에 완도 보길도 섬에 들어가 은거 생활 무렵에 지은 것으로 춘하추동으로 나뉘어 계절별로 각 10수씩 40수를 읊었다. 그리고 보길도 세연장에서 아이들이나 무희들에게 어부사시사를 부르게 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어부사시사는 고산이 배를 타고 노닐 때 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소리 내면서 서로 노 젓게 한다면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라고 했다. 그 노래의 특징이 있다면 운율과 반복적인 후렴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지국총어사와”는 노를 저을 때 나는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한자로 표현한 의성어라고 할 수 있다.

고산은 스스로 자신의 또다른 호를 바다해(海)를 써서 「해옹」이라 할 만큼 실제로 보길도 섬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즐겼다고 하겠다. 그리고 경상도 영남을 관통하는 낙동강 1300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는 지점이 낙동강 상류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부터 아래쪽 20~30리 구간이라고 한다.

이곳에 농암 이현보 선생이 자리잡고 살았으며 농암선생이 한때 벼슬에서 물러나 어부가를 부르며 자연을 벗 삼아 「강호지락」을 누리고 살았던 분이 농암 선생이다. 여기에 강이 있고 배도 있으며 달도 술도 있고 “시”도 있으니 어부가를 저절로 부를 수밖에 없노라.

어부가를 불러야 명예욕과 모든 욕심을 떨쳐 낼 수 있다. 그 시대에는 어부가는 은둔자의 상징이라고 말하고 있다. 푸른 연잎에다 밥을 싸고/ 푸른 버들가지에/ 잡은 물고기를 꿰어/ 갈대꽃이 우거진 언덕에/ 배를 매어두니/ 이 재미를 누가 알 것인가.진정으로 바다에서 고기를 잡으면서 어부들이 신명나게 부르는 요즈음의 노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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