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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리 파도에 묻힌 속초항김 민 종 전 수산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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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9  11: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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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 초입이 되면 강원도 속초항에는 만선기를 휘날리며 양미리를 가득 실은 어선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도루묵과 함께 양미리는 강원도의 대표 어종이다. 그러나 사실은 양미리가 아니고 까나리다. 그런데 왜 까나리를 양미리라고 하는 걸까. 정설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대략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까나리의 지역 방언이 양미리와 야미리(강원도, 울릉도), 앵매리(포항). 공멸(工蔑, 자산어보), 곡멸, 솔멸(흑산도)이라고 한 강원도의 방언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6.25 분단 이후 강원도 북쪽 지방에서 쓰던 명칭으로 그 예로 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 낙지를 새끼문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는 구전이다. 일찍이 1959년도 지역신문에도 ‘양미리 떼’, ‘양미리 조업’이란 제목이 등장하고 있다. 반면 고 정문기 박사의 한국어도보(1977)에는 까나리의 황해도 방언도 까나리라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동해어류지(朝鮮東海魚類志)>에 까나리의 방언으로 대양어, 양메리, 양미리, 양어라고 하고 있어 북한 동해 지방에서 까나리를 양미리라는 방언으로 불렀던 것 같다. 따라서 두 어종을 1970년대에 들어와 어류생태학적으로 구별한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는 까나리와 양미리를 같은 어종으로 본 것 같다. 까나리는 학명이 A. personatus이고, 양미리는 H. dybowskii로 까나리는 농어목 까나리과이고, 양미리는 큰가시고기목의 양미리과로 서로 다른 어종이다. 한편 <난호어목지(闌湖漁牧志)>에는 세어(細魚)라고 하고 이를 한글로 까나리(깨나리)라고 하였으나, 그 설명으로 보아 멸치과의 싱어(tapertail anchovy)로 생각된다고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서해안 까나리는 성체도 10cm 미만으로 주로 액젓(드물게 까나리백숙)의 원료로 사용하는데 비해 동해안 까나리는 25cm 정도로 커서 요리용(소금구이, 볶음, 조림, 찌개, 회)으로 이용된다. 까나리 액젓은 김치의 신선도를 높여주고 숙성을 촉진시킨다. 비린 맛이 덜하고 맛이 깔끔하다는 평가다. 달걀찜과 메밀육수 만드는데도 사용한다. 건조시킨 까나리는 건멸치 대용품으로 이용된다. 어린 까나리는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반원으로 휘어지기 때문에 곡멸(曲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내장을 꺼내지 않고 잘 씻은 후 숯불에서 소금구이를 하는 것이 까나리 요리의 백미다.

한편 동해안 까나리가 서해안 까나리보다 척추골수가 더 많고, DNA도 약 7%의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까나리의 영어명(sand lance)과 같이 까나리는 냉수성 어종으로 모래에 서식하며, 수온(15∼19℃)이 올라가면 모래 속에 몸을 파묻고, 여름잠(夏眠)에 들어간다. 여름잠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먹이를 섭취하여 지방을 축적하고 체중을 늘린다. 까나리는 서해안의 대청도, 백령도, 보령 지역 등이 대표 산지이고, 동해안은 강원도(속초, 고성, 주문진 등)가 주산지나 포항과 울릉도에서도 생산된다. 옛날에는 남해에서도 생산됐으나 대마난류의 영향으로 동서해안 간의 까나리 이동이 격리되어 양 수역 어종 간에 지방군(地方群)이 되어 유전학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서해안의 까나리 조업은 낭장망(囊長網)이나 주목망(柱木網)을 이용하나 옛날에는 횃불을 이용한 후릿그물로 어획했다고 한다. 동해안에서는 주로 (유)자망(流刺網)이나 정치망(定置網)을 이용한다. 이 때 그물에 걸린 양미리를 상처 없이 빼내는 것을 ‘양미리 딴다’ 혹은 양미리 베낀다‘라고 한다. 실제 양미리는 10cm미만의 소형어로 상품가치가 크지 않고 봄에만 약간 생산된다. 일본도 까나리(いかなご)는 전국적(오키나와 제외)으로 생산되나 효고(兵庫), 아이치(愛知), 미에현(三重縣) 등이 주산지다. 회나 튀김으로도 요리하나 주로 멸치볶음과 비슷한 ‘쿠기니(くぎ煮) 또는 액젓과 어간장(피시소스)으로도 만든다.

동해안의 까나리는 지방분이 적고 담백해 겨울철 별미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까나리의 수컷 정소(精巢)에 세포 재생효과가 참치보다 뛰어난 핵산이 풍부하여 피부미용에도 월등하다고 한다. 또한 칼슘과 단백질 함량도 높아 성장기 아이들 성장발육에 좋고, 철분도 많아 빈혈과 골다공증에 효과가 높다. 수컷은 암컷이 모래바닥에 산란한 알(2,000∼3,000립)을 보호한 후 죽는다고 알려져 있다. 속초에서는 ’양미리 축제‘와 ’도루묵 축제‘를 11월 중 수협과 양미리협회 주최로 개최하여 전국의 마니아들을 불러 모은다. 꽁치크기로 살이 오른 양미리와 알도루묵 등의 먹거리 장터를 개설하고 선보인다. 양미리는 1980년대 초 2만 톤 이상을 어획했으나 지금은 자원감소로 어획량이 1만 톤 이하로 줄었다. 2018년은 어획실적이 저조했으나 금년은 실적이 크게 향상되고 있어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요즘 속초항에서는 1만원에 60여 마리를 살수 있다고 한다. 속초는 동해안에서도 양미리 주산지로 30여척이 조업하고 있다. 양미리 굽는 고소한 냄새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속초항을 뒤덮는 양미리 파도에 즐거운 비명이 금세 묻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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