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주목을 받아 온 블록체인기술은 이제 산업 전반의 적용가능성을 선보이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거래비용 감소, 데이터 위·변조 방지, 거래 기록의 신속한 추적 등을 특징으로 하는 블록체인기술은 단순 거래 및 지급의 수단으로 활용됐던 ‘blockchain 1.0’ 시기를 지나, 스마트 계약을 선보인 ‘blockchain 2.0’, 그리고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blockchain 3.0’ 시기로 나아가고 있다.

수산분야의 경우 최근 블록체인기술의 적용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수산물을 중 심으로 한 여러 시도가 있어 왔다. 정부 차원에서는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한 어묵 품질관리체계 구축사업이 해양수산부에서, 그리고 블록체인기술을 융합한 최초의 농수산 생산유통모델 개발 사업이 전라남도에서 각각 발표가 됐다. 산업계의 경우 삼진어묵 및 청산바다 등을 시작으로 블록체인기반 양식·가공 수산물의 이력추적 시범사업이 진행돼 왔다.

해외의 경우 태평양 지역 나우루협정당사국(PNA), 호주 지역 세계야생기금(WWF-Australia), 영국 프로버넌스(Provenance) 등 단체·업계를 중심으로 다랑어 공급망 시스템에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하는 연구개발사업이 실시돼 왔다. 이와 같이 대내외적으로 수산물의 이력관리에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취지는 그 동안 수산물의 정보 관리에서 나타났던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 등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블록체인기술이 극복해 나갈 수 있으며, 안전한 수산물을 중시하는 국내외 소비자와 소매·요식업체의 정보 수요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기술적 대안으로서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기술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그 적용가능성 및 상용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대내외적으로 정부와 업계에서는 현재 이를 위한 다양한 시범사업이 추진·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나, 수산분야에서는 아직 블록체인기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수행된 바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수산분야 블록체인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진단하고, 기술 도입에 대비한 향후의 정책방향 등을 제시하고자 했다. 블록체인 및 수산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본 연구에서 실시한 인식도 조사 결과 국내외 수산물 이력·인증 시스템, 정부 또는 공공기관의 수산물 정보관리, 수산물 안전사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 그리고 수산물 안전정보에 대한 소비자 수요 만족에 있어 블록체인기술의 도입이 중요하고, 가능하며,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4개 부문에서 동 기술의 도입 필요성이 타 부문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수산분야 블록체인기술 관련 신산업 및 고용창출, 사물인터넷과 연계한 수산물 실시간 관리체계 구축,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수산물 거래 자동화 등을 포함한 주요 6개 부문에서의 기술 도입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이러한 6개 부문에 대한 중장기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수산분야 블록체인기술 도입에 대한 향후 정책 방향으로 목적과 실정에 맞는 기술 도입에 의한 실효성 제고, 수산물 블록체인기술 도입 시범사업 확대 및 테스트 베드 구축, 산·학·연 협동연구 및 연구투자 강화,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전문가 양성, 참여자 간 이해충돌 및 갈등 해결 방안 마련, 그리고 블록체인기술 도입·적용과 관련한 공공 및 민간 주도사업의 구분 실시를 제시했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