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의 내습으로 전남 김 채묘시설 절반가량이 피해를 봤지만 복구 지원은 턱없이 부족해 어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 채묘 시설은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닌 데다 정부·지자체 복구지원비도 피해액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태풍 피해를 본 김 채묘 시설은 275어가 4만4천528책이다. 전남 도내 전체 김 채묘 시설 10만113책의 44% 정도가 부서졌고 피해액도 100억원에 육박한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해남 211 어가 2만6천581책, 진도 61 어가 1만7천747책, 신안 2 어가 200책 등이다.

이날 현재도 피해 신고가 지속해서 들어오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 채묘 시설 피해는 커지고 있지만 피해 어가를 돕는 대책은 매우 미미하다.

양식재해보험이 운영되고 있으나 김 양식의 경우 양성(養成)시설은 보험 가입대상이지만 이번에 피해를 본 채묘 시설은 보험을 받아주지 않는다.

김은 9월 말~10월 초 채묘 시설에서 종자를 어느 정도 키워 10월 말 이전에 양성시설로 옮겨 키워 다음 해 4~5월까지 8차례 정도 수확한다.

태풍 피해가 채묘 시설에 집중된 이유는 어가들이 아직 양성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묘 시설은 보험에서 제외돼 있어 양성시설에 김이 들어가지 전까지 김이 자연재해를 입게 되면 고스란히 어가가 그 부담을 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 대책도 피해 어가 입장에서는 아쉽다. 복구 비용의 35%를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하고 나머지 65%는 자부담 융자를 받는 길밖에 없다.

도내 절반에 가까운 채묘 시설이 파손되면서 2020년산 김 생산량에도 차질을 빚지 않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2019년산(2018년 10월~2019년 5월 생산) 전남의 김 시설 책 수는 76만4천책에서 79만9천책으로 전국의 70%가량을 차지했다. 애초 2020년산은 88만책에서 100만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채묘 시설 타격으로 전체 시설 책 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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